거짓이 이기는 세월
거짓의 뿌리는 땅 속에서 말라가지만
줄기와 잎과 꽃은 여전히 싱싱하다
하얗게 물기를 잃은 뿌리 땅 위로 오르면
비웃듯 꽃잎 하나 그 위에 떨어진다
거짓의 마음은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지만
그 얼굴과 소리와 빛깔은 여전히 찬란하다
검게 물든 마음이 진물처럼 온몸에 번지면
일그러진 얼굴을 진한 화장으로 가린다
거짓의 몸짓은 허공에 헛되이 흩어지지만
그 위선의 손짓과 허위의 간능은 현란하다
서툰 몸부림이 결국 뱀처럼 허물을 벗으면
어지러운 바람에 날려도 춤추듯 날아오른다
거짓이 이기는 세상 제아무리 어지러워도
진실은 여전히 어둠 속에 웅크리니
세월이여, 얼마나 흘러야 거짓 한 번 이겨보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