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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Oct 04. 2020

당신께 드리는 말 선물 (54)

지금의 자리에서 출발하세요!

세상 살다 보면 새로이 출발해야 하는 순간이 많습니다. 젊을 때나 나이 들었을 때나 무언가 새로운 계기가 필요할 때가 많고 그렇게 새로이 시작하는 순간들이 있죠. 하물며 평생 자신의 직업에 종사하다가 퇴직을 앞둔 사람들은 말 그대로 새로운 인생을 살아야 할 상황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얼마 전 100세를 넘기신 김형석 교수께서 TV에 나오셔서 하신 말씀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젊은 시절 그분이 전하시는 삶의 지혜를 라디오로 듣고 자란 세대이어서 그런지, 그리고 그분이 지내신 교수 생활을 나 자신 이제 마감할 시점이 되어서 그런지 김 교수님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새삼 큰 공감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분은 65세 이후에 하신 일이 그 이전보다 훨씬 많기도 하고 의미가 있었다고 말씀하셨어요. 65세라는 나이는 교수직을 퇴임하는 연령을 가리키는 것이지만 우리의 삶 자체로는 평생의 직을 내려놓은 그 순간을 가리키는 것이겠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철학자로서 그분은 평생 해오신 그 일을 직업이라는 굴레를 벗어나 더 자유롭게 정진하실 수 있었던 것이었죠. 또 한 가지 마음에 새겨진 그분의 말씀은 이것이었어요. (웃음 띤 묵소리로) "이 나이에 생각해 보면 몇 년 전에 했던 일이나 말들이 지금에는 좀 부족하게 느껴져요." 정확하게 그분의 말씀을 옮긴 것은 아니지만 분명 그 취지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어른의 연세를 논하는 것이 외람되기는 하지만 100세를 넘기신 그분이 말씀하신 몇 년 전은 도대체 몇 세일 때를 말씀하시는 것일까요. 저에게는 그 말씀이 교수님께서 아직도 변화하고 계심을 느끼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인간은 끊임없이 변화하지요. 특히 육체나 삶의 상황은 변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분의 변화, 그것은 정신과 노력의 변화, 새로운 깨달음의 진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느껴집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모두는 이제 시작점입니다. 젊은이도 그렇고,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나이 든 모든 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퇴색하고 소멸하는 것이 인생이지만 마지막 스러지는 순간까지 진화해야 하는 것이 우리네 삶임을 깨닫게 하는 귀한 말씀이셨습니다. 


이제 새로이 시작하는, 시작하려는 많은 분들께 미국의 한 무명 시인의 시구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첫걸음이 가장 어렵지요'(The First Step is the Hardest)라는 제목의 시입니다.      


If you can get up the courage to begin,

you have the courage to succeed.    

Begin where you are, work where you are.


시작할 용기를 갖는다면

성공할 용기를 갖는 것입니다.

지금 있는 곳에서 시작하세요. 지금 있는 곳에서 일하세요. 


시작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지금부터 해서 될까? 이렇게 시작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내가 뭘 할 수 있지? 무수한 질문이 떠오르고 왠지 의기소침해지는 것은 그 시작의 결과를 두려워하고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시인은 말합니다. 지금 있는 곳에서 시작하라고요.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 지금의 나를 만들었던 그 일을 멈추지 말라는 얘기지요.  굳이 나와 관계없는 막연한 일에 기웃거릴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할 수 있는 것을 하세요. 실수를 두려워해서가 아니고 지금까지의 일을 더 잘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에서 말이죠.  


Once you have started,

all that is within and without you will come to your assistance.    

Do not wait.

The time will never be "just right."


일단 시작하면,

당신의 안팎에 있는 모든 것이 당신을 도울 겁니다.

기다리지 마세요.

딱 들어맞는 시간은 오지 않을 테니까요. 


일단 시작부터 해보렵니다. 결과는 생각도 않을 겁니다. 그냥 앉아서 망설이는 순간도 우리의 유한한 시간은 지나가게 마련입니다. 한 달이, 일 년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요. 아니 아무런 변화도 없을 겁니다. 기다리지도 않을 겁니다. 기다림은 낭비일 뿐이니까요. 하루하루 종말을 향하는 것이 인생입니다. 정해진 시간을 무한한 것으로 여기며 살 수는 없습니다.  


Start where you stand,

and work with whatever tools you have at your command.

Better tools will be found as you go along.    

Eighty percent of success is showing up.


서있는 곳에서 출발하고,

당신이 쓸 수 있는 도구를 가지고 일하세요.

하다 보면 더 좋은 도구가 나타날 겁니다.

성공의 80%가 보이기 시작하는군요. 


이제 이 자리에서 일어서 출발하려 합니다. 허리춤에 지금까지 쓰던 연장을 가지고 가려고 합니다. 가다 보면 내 일에 더 잘 맞는 도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죠. 그렇게 시작해서 날 변화시키게 된다면 그것이 성공 아닐까요? 새로운 나를 보게 될 테니까요. 새로운 삶을 찾게 될 테니까요. 혹시 당신은 새로운 시작이 필요 없는 분이신가요? 그렇다면 최선을 다해 지금의 길을 가세요. 언젠가는 함께 만나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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