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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Jul 23. 2020

당신께 드리는 말 선물(10)

에밀리 디킨슨-쓰러지지 않을 수 있는 기적

I took my Power in my Hand 

      by Emily Dickinson    


I took my Power in my Hand-

And went against the World-

‘Twas not so much as David-had-

But I-was twice as bold-

I aimed my Pebble-but myself

Was all the one that fell-

Was it Goliath-was too large-

Or was myself-too small?    


나는 내 손에 힘을 쥐었어요-

그리고 세상에 맞섰죠-

다윗이- 가졌던- 만큼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나는-두 배는 더 대담했죠-

나는 내 돌멩이로- 겨냥했죠-하지만 

쓰러진 것은 결국 나였어요-

골리앗이- 너무 컸나요-

아니면 내가 너무 작았나요? (에밀리 디킨슨, ‘나는 내 손에 힘을 쥐었어요’)    


에밀리 디킨슨은 살아있는 동안 잘 알려진 시인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1,800여 편의 시를 썼고 그녀의 사후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시를 사랑하게 되었어요. 이 시는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그려내지는 않았지만 왠지 시인이 마치 나의 삶을 엿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골리앗에 맞선 다윗보다 더 대담하게 세상에 도전했지만 내 손에 쥔 힘은 그렇게 강하지 못했어요. 쓰러진 것은 결국 나였으니까요. 세상을 이기지 못할 것을 나도 알고 있었죠. 그래도 혹시 다윗처럼 거인을 쓰러뜨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기적처럼 말이죠.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녹록지 않았습니다. 내가 맞서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죠. 아인슈타인이 이런 말을 했어요. “삶을 사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기적 따위는 없는 것처럼 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모든 것이 기적인 것처럼 사는 것이다.” 어찌 보면 난 기적을 믿고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현실의 삶에 기적은 없었어요. 그런데 이 시를 읽는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죠. 내게 기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고요. 골리앗을 쓰러뜨리지는 못할지 모르지만 내가 쓰러지지 않을 수는 있지 않을까? 그것이 기적일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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