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팍 샤커 : 콘크리트 틈새로 피어난 장미
The Rose that Grew from Concrete :
by Tupac Shakur
Did you hear about the rose that grew
from a crack in the concrete?
Proving nature's law is wrong it
learned to walk with out having feet.
Funny it seems, but by keeping it's dreams,
it learned to breathe fresh air.
Long live the rose that grew from concrete
when no one else ever cared.
들었나요,
콘크리트 틈새로 피어난 장미에 대해?
두 발 없이도 걷는 법을 배워
자연의 법칙 따위는 엉터리라는 걸 증명했죠.
우스워 보일지 모르겠지만,
장미는 자신의 꿈을 지켜내어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었어요.
살펴주는 사람 없어도
콘크리트를 뚫고 자란 장미, 오랫동안 피어있기를!
(투팍 샤커, ‘콘크리트에서 핀 장미’)
26세의 나이로 숨진 천재 흑인 래퍼 투팍 샤커가 쓴 시입니다.
간혹 산책길에 도무지 식물이 살 수 없을 것 같은 곳을 비집고 피어나는 꽃과 풀을 보게 됩니다. 생명의 신비를 느끼면서도 그런 척박함 속에서 조차 살아남으려 애를 쓰는 모습에 안쓰러운 마음이 생기기도 합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생명은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살아남아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일까요? 어제 한 개그우먼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처음에는 ‘왜?’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왠지 짠한 마음이 들어 한참 머릿속을 스치는 그녀의 모습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그렇게 힘들었을까요? 대중에게 잘 알려진 사람들이 그들만의 이유로 세상을 등질 때마다 떠오르는 생각이 있습니다. 얼마나 삶의 무게가 버거웠으면 주위의 그 많은 것들을 버리고 떠나려 할까.
누구나 지고 가야할 삶의 짐이 있죠. 때론 내려놓고 싶고, 때론 그것과 함께 깊은 심연에 빠져버리고 싶은 그 지겨운 업보. 그런데 그러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나를 사랑하는 가족, 내게 주어진 책임, 내일에 대한 가냘픈 희망... 그런 것일까요? 그것조차 짐으로 느껴져서 벗어버리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네요.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우린 왜 태어난 것일까요? 그냥 우연히 태어나서 필연의 삶을 사는 것일까요? 오랜 세월 인간의 마음에 품어온 의문이겠지만 아직 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종교적 신앙을 붙들고 사는 이유도 그런 때문이겠죠. 아무런 이유 없이 그냥 세상에 던져진 존재라면 지금까지 애쓰며 살아온 까닭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을 나오고, 애써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높은 지위에 오르고, 보통의 사람들은 부러워할 삶을 살고 있었던 사람들이 무엇 때문에 그 모든 걸 얻으려 애썼던 것일까요?
삶은 마라톤 같은 것입니다. 순간 전 속력으로 달려가 골인 지점에 도달하는 100m 경주가 아닙니다. 가다보면 언덕도 나오고, 모퉁이도 돌고, 장애물을 피하기도 하는 긴 달리기입니다. 하지만 지나고 나면 순간이 아닌 것은 없습니다. 그렇게 긴 인생도 지나고 보면 찰나에 불과하죠. 그런데도 우린 삶을 부여잡고 놓을 수 없습니다. 100세가 되면 훌훌 털고 세상을 떠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을 것 같습니다. 왜 우린 그 지겨운 삶의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요? 그 질긴 미련은 무엇 때문일까요?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버리는 사람들은 또 무슨 이유에서 일까요? 삶에 대한 글은 언제나 의문문만 남기는 것 같습니다.
버티세요. 분명 당신의 ‘살아있음’은 이유가 있을 겁니다. 길가의 한 포기 풀도, 한 송이 꽃도 그렇게 살아서 우리에게 놀라움을 주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의 삶이 그 작은 생명보다 무의미하다고 생각하진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당신 때문에 존재하는 많은 것들을 기억해야 합니다. 당신이 없어도 세상은 돌아갈 겁니다. 그러나 그것은 당신이 있어 만드는 세상과는 다르겠죠. 힘들어도 참아내야겠습니다. 콘크리트를 비집고 피어난 장미를 기억하세요. 잘 가꾸어진 정원에서 다른 장미들과 함께 화려함을 뽐내는 장미만 장미는 아닙니다. 오히려 힘들어 보이는 그 장미 한 송이가 더 장미 같아 보입니다. 당신은 그 장미보다 더 고귀한 사람입니다.
이 시를 쓴 투팍 샤커는 자살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26세에 죽은 것은 괴한들의 총격을 받아서랍니다. 그 래퍼가 본 장미를 오늘 우리 모두가 보고 있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