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nd blows sadly passing by the branches of poplars.
By the graves, jack-0-lanterns dimly shine.
I call your souls by burning paper bills
And offer a rite by placing a bowl of cold water before your tombs.
You two, brother and sister, finding each other'soul,
Must play together every night.
Now I know that, even if you have children
How dare you wish them to grow well.
Reciting a verse in vain
I feel chocked with bitter tears.
조선 중기의 여류시인 허난설헌의 ‘곡자’(哭子)라는 시입니다. 사랑하는 두 아이를 잃은 어머니의 마음이 절절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녀는 1563년에 태어나 스물일곱 되던 해 1589년에 요절합니다. 그녀가 태어난 해는 영국의 시인이자 희곡작가인 셰익스피어가 태어나기 한 해 전입니다. 성리학의 나라였던 조선에서 여성이 문학적 재능을 발휘할 수 있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그녀의 재능이 인정을 받은 곳은 조선이 아니고 중국과 일본이었습니다. 원치 않는 결혼으로 그녀의 삶과 문학이 꽃을 피우지 못하고, 두 아이를 잃은 고통으로 무너져 내렸던 그녀의 삶을 생각하면 그녀 역시 시대를 잘못 택한 천재였던 것이지요. 말단의 영문학자로서 우리 시를 영문으로 옮겨 소개하겠다는 포부만 있는 사람이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여류 시인이랄 수 있는 허난설헌의 시를 다루지 않고는 안 될 것 같아 서툰 번역을 해봅니다.
그녀가 죽기 4년 전인 1585년 봄철 난설헌은 꿈속에서 바다 가운데에 있는 신선이 노니는 산에 올랐다고 합니다. 꿈속의 산 이름은 광상산(廣桑山). 무지개 같은 구름이 산 위에 서려 오색이 곱고, 구슬 같은 물이 흐르는 폭포가 벼랑 사이로 쏟아져 내리고 있었습니다. 단테를 천국으로 안내했던 베아트리체처럼 두 명의 절세미인이 그녀를 신선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꿈에서 깨어난 그녀가 쓴 글이 몽유광상산시서(夢遊廣桑山詩序)입니다. 자신의 죽음을 예감했을까요? 그 글의 끝 부분에 적힌 한 편의 짧은 시에 스물일곱 송이 부용꽃이 달밤에 떨어져 내립니다.
碧海浸瑤海,
靑鸞倚彩鸞.
芙蓉三九朶,
紅墜月霜寒.
푸른 바다는 구슬 바다로 젖어 가는데,
푸른 난새는 광채 나는 난새로 옮마 가네.
스물일곱 송이의 아름다운 부용꽃,
달밤의 찬 서리에 붉게 떨어지네.
The blue sea is getting wet into the jade sea
A blue phoenix is moving to a brilliantly colored one.
Twenty-seven beautiful lotus flowers
Are falling in the reddish moonlight due to the fr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