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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Dec 12. 2020

떠나고 난 뒤의 그리움

김소월,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김소월     


봄 가을 없이 밤마다 돋는 달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렇게 사무치게 그리울 줄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달이 암만 밝아도 쳐다볼 줄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제금 저 달이 설움인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I didn’t know in the days gone.

                 by Kim, So-weol     


I didn’t know in the days gone

The moon rising every night whether in spring or in autumn.     


I didn’t know in the days gone

How bitterly I will miss you.    


I didn’t know in the days gone

The way I looked at the moon however bright it was.   


I didn’t know in the days gone  

The moon will be a sorrow to me.     


다들 떠나고 나야 깨닫는 거죠. 곁에 있을 땐 너무나 당연한 것이어서 미안해도 미안하다고 말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나만 알고 살았습니다. 옆에서 울고 있는 사람은 모르고 살았습니다. 울다가 떠나면 그제야 이렇게 외로운 것을 깨닫습니다. 울음이 목울대까지 올라와도 부끄럽고 부끄러워 울지도 못하겠습니다. 밤하늘의 붉은 달이 저렇듯 나를 나무라고 있어도 난 고개 들어 그것을 바라보지 못했지요. 혼자 남겨진 이제 희미한 달빛이 가슴에 스며들어 슬픔만 가득할지 나는 왜 몰랐을까요. 모든 것이 떠나갑니다. 길 잃은 아이처럼 난 그저 이 자리에 서서 떨고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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