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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Dec 18. 2020

별은 너에게로

박노해, 가장 밝은 별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별은 너에게로  

           박노해    


어두운 길을 걷다가

빛나는 별 하나 없다고

절망하지 말아라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    


구름 때문이 아니다

불운 때문이 아니다    


지금까지 네가 본 별들은

수억 광년 전에 출발한 빛    


길 없는 어둠을 걷다가

별의 지도마저 없다고

주저앉지 말아라    


가장 빛나는 별은 지금

간절하게 길을 찾는 너에게로

빛의 속도로 달려오고 있으니        


The Star Runs to You

               by Park, No-hae    


Walking along the dark road,

Don’t despair

Because not a shining star is to be seen.     


The brightest star

Has not arrived yet.     


Not because of the clouds.

Not because of the misfortune.    


The lights of the stars you have ever seen

Started their journey hundreds of millions of light years away.       


While walking in the darkness showing no way

Don’t stop and sit

Because there is no map of stars.     


The brightest star is now

Running to you with the speed of the light

Because you are eager to find a way.     


요즘은 밤하늘에 별이 보이지 않습니다. 친구가 알려준 빛나는 목성을 찾기 힘들 때도 있지요. 이제 나이 들어 시력이 많이 약해진 탓인 것 같습니다. 최근 목성이 초승달에 무척 가까이 다가서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21일 초저녁 무렵에는 목성과 토성이 400년 만에 최고로 근접해 지구에서는 거의 겹쳐서 보이게 된답니다. 일식이나 월식 정도는 아니더라도 우주에서 펼쳐지는 행성들의 쇼를 보게 되는 것이죠. 그렇게 특별한 모습이 아니지만 하늘의 별들은 참 많은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어린 시절 백사장에 누워 바라보던 하늘에는 별들이 빈자리 없이 꽉 채우고 있었죠. 그 무수한 별빛들은 젊음이었고, 꿈이었고, 그리움이었습니다. 하늘을 그리고 있던 그 별자리들은 내가 있는 자리를 알려주는 지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 별을 따라 마음껏 부풀었던 빛나던 시절은 벌써 저만큼에서 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인은 보이지 않는 별을 근심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가장 밝은 별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으니. 그 구절이 너무나 좋습니다. 가장 밝은 별, 그 별은 날 위해 뜨는 것 같으니까요. 수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나의 별은 지금 빛의 속도로 내게 달려오고 있습니다. 내가 간절히 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린 길 없는 암흑 속에서도 무섭지 않습니다. 가장 빛나는 별을 만나게 되는 그 날, 춤추며 그 별을 가슴에 품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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