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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Dec 25. 2020

지나간 것은 지나가게 두세요

알프레드 테니슨, 울려라 힘찬 종이여!

Ring Out, Wild Bells

   from In Memoriam A. H. H. 

                     by Alfred Tennyson    


Ring out, wild bells, to the wild sky,

The flying cloud, the frosty light;

The year is dying in the night;

Ring out, wild bells, and let him die.    


Ring out the old, ring in the new,

Ring, happy bells, across the snow:

The year is going, let him go;

Ring out the false, ring in the true.    


Ring out the grief that saps the mind,

For those that here we see no more,

Ring out the feud of rich and poor,

Ring in redress to all mankind.    


Ring out a slowly dying cause,

And ancient forms of party strife;

Ring in the nobler modes of life,

With sweeter manners, purer laws.    


Ring out the want, the care, the sin,

The faithless coldness of the times;

Ring out, ring out my mournful rhymes,

But ring the fuller minstrel in.    


Ring out false pride in place and blood,

The civic slander and the spite;

Ring in the love of truth and right,

Ring in the common love of good.    


Ring out old shapes of foul disease;

Ring out the narrowing lust of gold;

Ring out the thousand wars of old,

Ring in the thousand years of peace.    


Ring in the valiant man and free,

The larger heart, the kindlier hand;

Ring out the darkness of the land,

Ring in the Christ that is to be.    


울려라 힘찬 종이여, 거친 하늘로 

흘러가는 구름, 서리 앉은 빛을 향해. 

이 밤 한 해가 저문다.

울려라 힘찬 종이여, 저무는 해는 저물게 하라.    


울려라, 낡은 것 보내고 새로운 것 맞으라. 

흰 눈 너머로 행복의 종소리 울려라. 

이 해는 가니, 가도록 두어라.

울려라, 거짓은 보내고 진실을 맞으라.    


이 세상에서는 더 이상 보지 못할 이들을 위해 

울려라, 텅 빈 마음 속 슬픔을 보내라.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다툼을 보내고

만민을 위한 구제를 맞으라.     


울려라, 쉬이 사라지지 않는 주장 

해묵은 파당을 보내고 

울려라, 더 아름다운 풍속과 더 순수한 법으로

더 고귀한 삶의 양식(樣式)을 맞으라.     


울려라, 궁핍과 근심과 죄악 

시대의 차디찬 불신을 보내라:  

울려라, 내 슬픈 노래를 보내고

더 완벽한 음유시인을 맞으라.     


울려라, 지위와 혈통에 대한 헛된 자만 

중상과 모략을 보내고 

울려라, 진리와 정의에 대한 사랑,

모두가 사랑하는 선(善)을 맞으라.    


울려라, 오래 된 더러운 질병을 보내라. 

울려라, 황금에 대한 옹졸한 탐욕을 보내라. 

울려라, 예전의 수많은 전쟁을 보내라. 

울려라, 천년의 평화를 맞으라.     


울려라, 용기 있고 자유로운 인간을 

더 넓은 마음과 더 다정한 손길을 맞으라. 

울려라, 이 땅의 어둠을 보내고

울려라, 오시게 될 그리스도를 맞으라. 


알프레드 테니슨의 ‘울려라, 힘찬 종이여’ (‘A. H. H.에 대한 추도’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신 성탄절입니다. 종교를 떠나 이 날은 우리 마음속에 사랑을 떠올리게 되는 날입니다. 19세기 후반 빅토리아 시대 영국의 계관 시인이었던 알프레드 테니슨은 벗의 죽음을 추도하는 시 속에 성탄과 새해를 맞이하는 모두의 염원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성탄의 종소리와 함께 보내야 할 것들, 맞이할 것들을 얘기합니다. 가는 시간을 바라보며 이제 낡은 것과 거짓, 슬픔과 다툼, 근심과 죄악, 불신과 자만과 중상모략, 분열과 질병, 탐욕과 전쟁의 흔적을 지우고 새로운 것, 타인에 대한 긍휼과 사랑, 정의와 삶에 대한 바른 태도, 진리와 선과 평화, 용기와 자유를 맞이하기를 갈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는 해는 그냥 가게 내버려 두라고 합니다. 아쉬운 것, 후회되는 모든 것을 함께 보내버리도록 하십시오. 어차피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는 것이니까요. 오늘 우리가 맞고 있는 이 어둠의 시간도 결국은 지나갈 것입니다. 모든 분들이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평안한 마음으로 한 해를 보내고 희망과 기쁨의 새해를 맞이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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