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용훈 Jan 31. 2021

삶은 매일 사용할 선물입니다

삶의 목적

오래 전 한 지혜로운 사람이 살았습니다. 그는 작은 마을의 지도자였습니다. 모두 그를 존경하고 그의 견해를 존중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그에게 충고를 구했죠. 그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아들은 아버지와는 달리 게으르고, 친구들과 어울려 쓸모없는 일에 시간을 낭비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충고나 꾸지람도 그를 변화시킬 수 없었죠.   


세월이 흐르면서 아버지는 아들의 장래가 너무 걱정이 되었습니다. 아들이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계기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날 그는 방으로 아들을 불렀습니다. 그리고 가방 하나를 넘겨주었습니다. 그 가방에는 사 계절 입을 옷 한 벌씩과 먹을 것 약간, 그리고 얼마 안 되는 돈과 지도가 들어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그 지도를 이용해 보물을 찾아오라고 말했습니다.     


보물이라는 말에 아들은 솔깃해졌습니다. 다음 날 그는 기대에 가득 차서 길을 떠났습니다. 지도에 표시된 그 장소는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었습니다. 숲을 지니고 초원을 건너고 산을 올라야 했습니다. 며칠이 몇 주가 되고 몇 달이 되었습니다. 여행 중 그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죠. 어떤 이들은 먹을 것을 나누어주었고 어떤 이는 잠자리를 빌려주었습니다. 어떨 때는 그의 것을 빼앗으려는 강도를 만나기도 했습니다.      


계절이 바뀌고 그에 따라 풍경도 바뀌었습니다. 날이 궂은 날에는 잠시 멈췄다가 날이 개이면 다시 길을 떠났습니다. 일 년의 시간이 지나고 그는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지도에 따르면 보물은 벼랑 아래 쪽 나무 밑에 숨겨져 있었습니다. 그는 보물이 묻힌 땅을 파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몇 날을 파도 보물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탈진한 그는 보물찾기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지요.     


아버지의 거짓말에 화가 나고 실망했지만 그는 어쩔 수 없이 집으로 향했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그는 또 다시 계절의 변화를 보게 되었죠. 하지만 이번에는 멈춰 서서 봄철의 피어나는 꽃들과 춤추는 새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곳저곳에서 석양이 지는 그 아름다운 저녁을 여유롭게 즐기기도 했습니다. 먹을 것이 없을 때는 사냥을 해서 식량을 구했습니다. 헤진 옷을 꿰매고 숲 속에 잠자리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태양의 위치에 따라 시간을 파악하고 그에 따라 하루의 계획을 세웠죠. 그리고 야생동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법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자신을 도와주었던 사람들을 다시 만나서는 그들과 며칠 동안 함께 머물며 이런 저런 방법으로 그들의 일을 돕기도 했습니다. 아무런 보상도 바라지 않고 지나치는 행인을 돕는 것이 얼마나 훌륭한 일인지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마침내 집에 돌아왔을 때 그는 집을 떠난 지 2년의 시간이 지났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가 아버지의 방으로 들어서자 아버지는 벌떡 일어나 아들을 포옹했습니다. “여행은 어땠니? 보물은 찾았고?” 아버지의 물음에 아들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멋진 여행이었어요. 그런데 보물은 찾지 못했어요. 죄송해요, 아버지. 누군가 먼저 가져간 모양입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아들은 스스로에게 놀라고 있었죠. 아버지에게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죄송하다고 말했으니까요.     


“그 자리에는 원래 보물이 없었어.” 아버지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그런데 왜 저를 그곳에 보내셨어요?”   

“그 이유를 말해주마. 하지만 먼저 그 여행이 어땠는지 말해주겠니? 여행이 즐거웠어?” 

“물론 아니었죠. 시간이 없었어요. 다른 사람이 먼저 보물을 찾을까 걱정했으니까요. 그래서 서둘러 벼랑 아래에 도착했어요.” 아버지의 질문에 답하며 아들은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올 때는 즐거웠어요. 친구도 생겼고, 많은 놀라운 일들을 보았죠. 생존을 위한 기술이 그렇게 많은 지 처음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보물을 찾지 못한 일을 다 잊고 말았죠.”      


아버지가 말했습니다.

“바로 그거란다. 나는 네가 목적을 갖고 살아가기를 원하지. 하지만 그 목적에만 몰두하게 되면 인생의 진정한 보물들을 놓치고 마는 거란다. 진실은 이거야. 인생에는 목적이 없단다. 그저 삶을 경험하고, 매일 그것과 더불어 성장하는 것뿐이지.”     

(https://alltimeshortstories.com/purpose-of-life/)    


늘 삶의 목적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삶의 과정에서 보게 되는 수많은 아름다움과 감사함 그리고 배우고 겪어야 할 많은 것을 놓치기 쉽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하루는 그 자체가 소중한 보물 같은 선물입니다. 그것을 손에 들고 또 다른 보물을 찾아나서는 것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고마움을 깨닫지 못하는 것입니다. 지금의 시간을 성실히 보내고 그것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 우리네 인생임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영국 태생의 미국 시인 에드가 게스트(Edgar Guest, 1881~1959)의 ‘삶’(Life)라는 시를 소개합니다.     


삶은 매일 사용하는 선물입니다. 

싸서 감춰두는 것이 아니죠. 

기념품을 모으고 귀중품을 간수하는 

서랍 속에 보관하는 것이 아닙니다.

가끔 꺼내어 즐기다가 서둘러 

...은밀한 장소에 다시 넣어두는 즐거움이 아닙니다.       


삶은 가장 비천한 사람들조차도 자랑할 수 있는,

그들조차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을 선물입니다.

나가서 매일, 매 시간을 살아가세요. 

몸에 지니고 할 수 있는 만큼 이용하세요. 

그것을 틈새에, 모퉁이에, 파인 홈 속에 두지 마십시오. 

사용할 때 그 아름다움이 커진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Life 

   by Edgar Guest     


Life is a gift to be used every day,

Not to be smothered and hidden away;

It isn’t a thing to be stored in the chest

Where you gather your keepsakes and treasure your best;

It isn’t a joy to be sipped now and then

…And promptly put back in a dark place again.    


Life is a gift that the humblest may boast of

And one that the humblest may well make the most of.

Get out and live it each hour of the day,

Wear it and use it as much as you may;

Don’t keep it in niches and corners and grooves,    

You’ll find that in service its beauty improves.

매거진의 이전글 슬픔에게 안부를 묻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