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용훈 May 25. 2021

아버지의 충고

친구

갓 결혼 한 한 젊은이가 어느 여름날 집 안뜰에 펼쳐놓은 파라솔 아래에서 아버지와 아이스티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그는 이제 어른이 되어 결혼을 했고, 그에 따른 책임감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었죠. 아버지는 컵에 담긴 얼음을 휘저으며 무언가 생각에 잠겨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윽고 진지한 표정으로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결코 친구를 잊지 말거라. 나이가 들면 친구가 더욱 중요하게 될 거야.”    


아버지는 그렇게 말을 이어갔습니다.

“가족과 자식을 아무리 사랑해도 언제나 친구는 필요하단다. 가끔 친구들과 나가서 어울리고  연락자주 해야 하지...”    


아들은 속으로 의아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막 결혼 생활을 시작했고, 가정을 꾸리게 되었으니 아내와 가족이 전부이어야 하는데 아버지의 충고는 좀 이상하지 않은가...?”     


하지만 아들은 아버지의 충고를 잊지 않았습니다. 친구들과 꾸준히 교류하고 매년 친구들의 숫자도 늘려갔습니다. 세월이 흘러 아들은 아버지의 이야기가 옳았음을 깨닫게 되었죠.         


60세를 지나면서 그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시간은 흐른다.

삶은 계속된다.

거리를 두면 멀어지게 마련이다.

아이들은 성장하고 독립한다.

직장은 언젠가 그만둔다.

환상, 욕망, 매력, 섹스는... 약화된다.

사람들은 그들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

마음에 상처를 입는다.

부모는 돌아가신다.

동료들은 그들의 호의(好意)를 잊는다.

경쟁은 끝난다.

하지만 진정한 친구는 언제나 그곳에 있다.

아무리 멀리, 아무리 오랫동안 떨어져 있어도.       

매거진의 이전글 한 마리 새의 죽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