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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Feb 02. 2021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

요조, "너에게 별을 줄께, 다녀올께"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

                 요조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

닿지 않는 천장에 손을 뻗어보았지

별을

진짜 별을 손으로 딸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럼 너의 앞에 한쪽만 무릎 꿇고

저 멀고 먼 하늘의 끝 빛나는 작은 별

너에게 줄게

다녀올게

말할 수 있을 텐데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

볼 수 없는 것을 보려 눈을 감아보았지

어딘가 정말로

영원이라는 정류장이 있으면 좋을 텐데

그럼 뭔가 잔뜩 들어있는 배낭과

시들지 않는 장미꽃 한 송이를 들고

우리 영원까지

함께 가자고

말할 수 있을 텐데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    


We Lie down Silently Like a Line

                        by Yojo


We lie down silently like a line

And reach out to the untouchable ceiling.

The star,

I wish I could pick it off with my hand.

Then, getting down on one knee before you

I could say

I will give it to you,

The star shining at the remote end of the far-away sky.

I will be back.


We lie down silently like a line

And close our eyes to see the things invisible.

Somewhere, really

I wish I could find the station named Eternity.

Then, with a rucksack fully crammed

And an unwithering rose in my hand

I could say

Let us go together

To eternity.     


We lie down silently like a line.

We lie down silently like a line.     


아주 잔잔한 노래였습니다. 기타 반주 하나에 실린 한 여가수의 가녀린 목소리였죠. 문득 들려온 그 노래의 한 구절이 제 귀를 사로잡았습니다.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 참 오랜만에 느끼는 신선한 표현이었습니다. 어느 다른 곳에서 쓰였던 말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로서는 처음 듣는 구절이었어요. ‘나란히 누워’라는 표현과는 달리 의미의 확장성이 큰 표현이었습니다. 선은 계속 이어지죠. 두 사람의 마음이 선처럼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음을 너무도 선명히 그릴 수 있었습니다. 또 하나 제 가슴속에 빛바랜 추억을 불러일으킨 것은 가정법으로 표현된 바람이었습니다. ‘하늘의 별을 따다가 그대에게 드리리.’라고 말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럴 수 있다면 ‘빛나는 별을 주기 위해, 다녀오겠다.'라고 말할 수 있을 텐데. 그렇게 아쉬워합니다. 그러지 못해서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을 슬퍼하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닿을 수 없는 천장을 향해 손을 뻗고,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자 눈을 감는다는 표현은 애달픈 이별의 예감이었을까요? 그래서 배낭을 메고, 장미꽃을 바치며 떠나자고 애원합니다. 그러나 그 가정법 역시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였죠. ’ 영원‘이라는 정거장은 결국 찾을 수 없었으니까요. 오랜만에 아스라한 청춘의 사랑을 느꼈던 노랫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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