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용훈 Feb 10. 2021

너는 나를 너무도 모른다

권영상, 하루살이와 나귀

하루살이와 나귀

               권영상     


해 지기 전에 한번 더 만나 줄래?

하루살이가 나귀에게 말했습니다.    


오늘 저녁은 안 돼.

내일도 산책 있어.

모레, 모레쯤이 어떠니?    


그 말에 하루살이가

눈물을 글썽이며 돌아섭니다.    


넌 너무도 나를 모르는구나.    


A Dayfly and a Mule 

              by Kwon, Young-sang    


Will you meet me once more before the sunset? 

A dayfly said to a mule.     


Not this evening. 

Tomorrow I will have to take a walk. 

The day after tomorrow, how about then?    


To hear that 

The dayfly turns back in tears.    


You don’t know me in the least.      


사람들은 자기밖에 모릅니다. 내 슬픔을, 상실을, 절망을 이해한다고 말하면서도 그들은 나를 모릅니다.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네가 내가 아닌데 어찌 나를 알겠는가?’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보라고 말합니다. 불가능한 일이죠. 내가 남이 아닌 까닭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안다고 하지만 실제로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누군가의 시에 이런 구절이 있죠. “어제는 사라졌고 내일은 오지 않았다. 어찌할 바를 모를 때는 가만히 앉아 귀 기울이라. 무슨 소리가 들릴지도 모른다.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결국은 나의 몫입니다. 누구도 나를 대신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어머니의 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