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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Feb 26. 2021

그대가 불러 주기에...

안신영, 시인의 꿈

그대가 불러주기에...

                          안신영


"당신은 시인이야."

라고 불러주기 전에는

난 그냥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

등단하고도 공백기가  많아서

언제 내가 수필가였던가?

자존심만 살아서  속으로 끙끙

앓으며  살았지.

'난 시를 써야 해.'

시인이 되고 싶었지.

문학소녀가  매일매일 한 편씩 쓰기로 작정하고

닳도록  들고 다니던 다이어리.

희미해지는  기억 속에나 존재하는

그 많던  젊은 날의 시어들은

공허하게 부서지는 파편으로 하늘가에

그때 그 시절의  아픔으로 남았지.

그대가  시인이라고  하기 전에는

내가 시인이었던가?

까마득히 잊고 있던 내 안의

꿈틀거리는  노래의 향연이  춤을 추게 되리.

아득하게  들려오는  노래를 부르리라.

부르지 않고는 못 배길 노래.

사랑도, 아픔도, 충실하게 살아서

"당신은 시인이야."에  걸맞은

문학이 절대로 대신할 수 없는 시를.

'시는 문학을 대신할 수 있어도,  

문학은 시를  대신할 수 없고

계집종은 남종을 대신할 수 있어도

남종은 계집종을  대신할 수 없다'라고

노래한  시인은 늘  자신을 삼류시인이라고 한다.


시의 위대함을 알기에

떨려오는 가슴

하여,

진실되게 살리, 쓰리라.


As You Call  Me...

                    by Ahn, Shin-young


"You are a poet."

Before you call me that

I'm just a person who loves writing.

After so many years' absence after my debut as an essayist,

I wonder if l still  deserve the name.

With my empty pride

I've been through painful days.

'I have to write a poem.'

I wanted to be a poet.

Making up her mind to write a poem a day

The poem-loving girl was carrying a worn-out notebook all day long.

Those many words of my youth

Have been vainly broken to pieces in the sky

Only to be left as the suffering of the past.

Before you called me a poet

Was I a poet?

Those long-forgotten songs in me

Make me dance

And I irresistibly sing a song

Heard from a distance.

I'll live faithfully whether in love or in pain

'Cause you say, "You are a poet."

'Poems can replace literature

And not vice versa,

A female servant can serve as a male servant,

And not vice versa."

The poet who said so

Always called  himself 'third rate.'


The greatness of poetry

Makes my heart tremble wildly.

Therefore,

I'll live and write in truth.


시인이 되고 싶은 수필가의 수필 같은 시입니다. 시는 늘 우리의 마음속에 있죠. 살고, 느끼고, 겪는 모든 것의 표현이 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삶은 곧 시가 되고, 시가 되어야 합니다. 꿈 많던 시절 무수한 시어를 가슴에 품고, 한 줄의 시를 쓰기 위해 가슴 설렜던 그 아름다운 소녀는 바로 시였습니다. 시처럼 맑고 순수한 영혼이었습니다,  그 시절의 아름다움을 꿈으로 간직하는 한, 시의 파편들이 허공에 흩어진들 어떻겠습니까?  그 기억의 조각들은 언젠가 하나 되어 꽃 같은 시로 피어날 테니까요. 시인의 꿈은 우리 모두의 꿈이어야 합니다. 누군가 당신을 시인이라 부르기 전에도 당신은 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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