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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Apr 01. 2021

아들에게

내가 못 지킨 이야기

아들에게     

나는 세 가지 이유에서 네게 이 편지를 쓴다.     


1. 인생은, 행운이든 불운이든, 예측이 불가능하단다. 누구도 자신이 얼마나 살 수 있을지 모르지. 그래서 몇 가지 이야기는 일찌감치 해두는 것이 좋아.     

2. 아버지인 내가 아니면 누구도 네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을 거야.     

3. 지금 쓰고 있는 글은 나 자신의 절절한 경험이란다. 아마 네가 겪을 수도 있는 불필요한 상심을 많이 줄여줄 거야.     


살면서 다음 얘기는 꼭 기억하면 좋겠다.     


1. 네게 잘해주지 않는 사람에게도 미움을 갖지 말거라. 네 어머니와 나 외에는 누구도 너에게 잘 대해주어야 할 책임은 없어. 네게 잘해주는 사람은 마음에 간직하고 고마워할 줄 알아야 한단다. 하지만 동시에 조심해야 해. 모든 사람의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지. 어떤 사람이 네게 잘해준다 해서 그 사람이 반드시 너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란다. 그래서 조심해야 하지. 성급히 그를 진정한 친구로 여기지는 말아야 해.     


2. 절대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은 없어. 이 세상에 네가 반드시 소유해야 하는 것도 없고. 이것을 이해하면, 네 주변의 사람들이 더 이상 너를 원치 않을 때나, 네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나 물건을 잃었을 때에도,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좀 더 쉬워질 거야.     


3. 인생은 짧지. 오늘 삶을 낭비하면 내일 삶이 떠나가는 것을 알게 될 거야. 좀 더 일찍 삶을 소중히 여기면, 삶을 더 잘 즐기게 될 거야.     


4. 사랑은 일시적인 감정이란다. 그 감정은 시간이나 기분에 따라 사라지지. 네 연인이 너를 떠나면 참고 견디어야 해. 시간이 네 아픔과 슬픔을 쓸고 갈 테니. 사랑의 아름다움과 달콤함을 너무 과장하지 마. 마찬가지로 사랑을 잃은 슬픔도 과장해서는 안 돼.     


5. 많은 훌륭한 사람들이 좋은 교육을 받지는 않았단다. 하지만 열심히 공부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야. 네가 얻은 지식은 무엇이든지 삶의 무기가 되니까. 빈털터리라도 부자가 될 수는 있지. 시작은 빈털터리로 해야 하는 거란다.     


6. 나는 늙어도, 네가 나를 부양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아. 나 또한 너를 평생 부양하지는 않을 거고. 나의 책임은 네가 성인이 되면 끝나. 그 후에는 버스를 타던 리무진을 타던, 부자가 되던 가난하든 네게 달린 거란다.     

7. 네가 한 말을 지켜야 해. 하지만 남이 그러리라고는 기대하지 마. 다른 사람들에게 잘 대하되 그들도 네게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말고.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결국엔 불필요한 고통을 겪을 수도 있어.     


8. 나는 오랜 세월 복권을 샀단다. 한 번도 맞은 적은 없지만. 부자가 되고 싶으면 열심히 노력해야 해. 공짜 점심은 없으니까!    


9. 내가 너와 얼마나 함께 있을지는 모르지만 우리가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자. 다음 세상에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을지는 누구도 알 수 없으니까.     


너를 사랑하는 아버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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