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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Apr 23. 2021

어떻게 죽을 것인가?

에드먼드 밴스 쿡

당신은 어떻게 죽었는가? 

             에드먼드 밴스 쿡     


마주쳤던 어려움을 

단호하고 씩씩하게 맞섰습니까? 

아니면 두려움에 빠져 비겁하게

햇빛을 피해서 얼굴을 감췄었나요.  

그 어려움이 크던 작던

혹은 당신 자신이 초래한 것이든

중요한 것은 당신이 입은 상처가 아니라 

그것에 어떻게 맞섰느냐는 것입니다.      


바닥으로 무너져 버렸나요? 그게 뭐 별 건 가요.

미소 띤 얼굴로 일어나요.

넘어진 것은 큰일이 아닙니다.

누워있는 것이 문제죠---그것은 수치이니까요. 

세게 던져질수록 더 높이 튕겨 오릅니다.

검게 멍든 눈을 부끄러워 마세요. 

중요한 것은 패배한 것이 아니라 

당신이 어떻게, 왜 싸웠느냐 하는 것입니다.      


결국 죽음에 이르렀다 하더라도, 그게 무슨 상관인가요? 

최선을 다해 전투를 치렀다면

이 사람들의 세상에서 당신의 역할을 다했다면 

비판가들도 잘했다 할 겁니다.

죽음은 기어 오기도 하고 갑자기 달려들기도 합니다. 

느리던 빠르던 

중요한 것은 당신이 죽었다는 사실이 아니라 

어떻게 죽었느냐 하는 것입니다.          


How Did You Die? 

            by Edmund Vance Cooke    


Did you tackle that trouble that came your way 

With a resolute heart and cheerful? 

Or hide your face from the light of day 

With a craven soul and fearful? 

Oh, a trouble's a ton, or a trouble's an ounce, 

Or a trouble is what you make it, 

And it isn't the fact that you're hurt that counts, 

But only how did you take it?     


You are beaten to earth? Well, well, what's that! 

Come up with a smiling face. 

It's nothing against you to fall down flat, 

But to lie there-that's disgrace. 

The harder you're thrown, why the higher you bounce 

Be proud of your blackened eye! 

It isn't the fact that you're licked that counts; 

It's how did you fight-and why?         


And though you be done to the death, what then? 

If you battled the best you could, 

If you played your part in the world of men, 

Why, the Critic will call it good. 

Death comes with a crawl, or comes with a pounce, 

And whether he's slow or spry, 

It isn't the fact that you're dead that counts, 

But only how did you die?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참 거칠고 험난한 일이죠. 가시밭길을 건너기도 하고 높고 험한 언덕을 오르기도 합니다. 때론 거대한 운명에 맞서 싸우기도 하죠. 이길 수 없는 싸움인 것을 알면서도 말입니다. 매 순간 패배하고 다시 일어서는 것이 우리의 삶일지도 모릅니다. 어차피 인생의 종점은 정해져 있습니다. 누구나 똑같이 맞이할 그 마지막 순간은 참으로 엄중하고 장렬한 것이죠. 시인은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묻고 있습니다. 죽음과 마주친 그 순간이 아니라 지나온 세월에 관해 묻고 있는 것입니다. 겁먹고, 비겁하게 엎드려 굴복하고 살지는 말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상처 입고 땅바닥에 내쳐진다 해도,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모두가 겪는 삶의 라스트 신일뿐이니까요. 문제는 어떻게 살 것인가입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묻고 있는 것이지요. 어려움에 의연히 대처하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고, 자신의 역할을 다해 당당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면 무엇이 두렵겠습니까? 지금 일어나십시오. 그리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싸운다면 지나온 부끄러움은 사라지고, 최후의 순간, 빛나는 태양을 자랑스럽게 마주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에드먼드 밴스 쿡(Edmund Vance Cook, 1866~1932)은 캐나다 태생의 미국 시인입니다. 위의 시는 그의 시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입니다. 그는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의 라디오 방송에서 자신의 시를 낭송하여 이름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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