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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May 30. 2021

18번 째 낙타

아버지는 아내와 아들과 딸에게 유산으로 낙타 17마리를 남겼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가족들은 그의 유서를 개봉했죠. 그곳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아들에게 낙타의 1/2, 딸에게 낙타의 1/3, 아내에게 낙타의 1/9을 남긴다.”       


하지만 17마리의 낙타는 반으로도, 1/3로도, 1/9로도 나눌 수 없었습니다. 그러자 식구들은 유산을 놓고 갈등을 게 되었죠. 마침내 그들은 오랫동안  잘 알고 지내던 마을의 어른을 찾아갔습니다. 애기를 들은 그는 한참을 생각한 끝에 해결책을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낙타 한 마리를 가져왔습니다. 낙타가 열여덟 마리가 되자 유언대로 나누는 것이 가능해졌죠. 아들은 1/2인 9마리, 딸은 1/3인 6마리, 아내는 1/9인 2마리를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렇게 나눈 낙타들의 수를 모두 합하자 아버지가 남긴 17마리가 된 것이었습니다. 9+6+2=17! 남은 한 마리는 원래의 주인인 마을의 어른이 도로 가져가면 되었습니다. 


어떻게 해서 이렇게 된 거죠? 숫자를 잘 모르는 저는 그저 신기할 뿐이지만 어차피 1/2과 1/3 그리고 1/9을 모두 합치면 17/18이 되는 것쯤은 눈치로 알지요. 이 이야기의 핵심은 수학적 풀이가 아니라  해답이 없어 보이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입니다. 실제로는 없었던 18번째의 낙타를 찾아내는 것이 해결의 관건이었죠. 때로 우리는 전혀 해결의 방법이 없어 보이는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그럴 때 꼭 기억해야 하는 것이 있죠. 문제에 부딪혔을 때, 우리는 그 해법도 반드시 있을 것을 믿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것에 이르는 길이 멀고 험할 수는 있겠지만 길이 없다고 믿어서는 결코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을 테니까요.     


요즘 같으면 유산은 똑같이 나누어야 하나요? 아니면 배우자가 제일 많고 그 다음에 자식들에게 나누어주어야 하는 건가요. 만약에 똑같이 나눈다면 위와 같은 방법은 해결책을 주지 못할 겁니다. 18번째 낙타는 되찾을 수 없을 테니까요. 이렇게 벽에 부딪혔다면,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 바보의 대답: 누군가  한 마리를 양보하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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