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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Jun 08. 2021

흠집 있는 다이아몬드

단점과 장점

소년은 유도를 배우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교통사고로 왼 팔을 잃은 상태였습니다. 부모님의 염려에도 불구하고 소년은 간절히 유도를 배우고 싶어 했습니다. 마침내 그의 부모는 소년을 유도 도장에 보내주었죠. 그는 열심히 유도를 배웠습니다. 그런데 삼 개월이 지나도록 소년의 사범은 그에게 한 가지 동작만을 가르쳤습니다. 마침내 소년이 물었죠.     


“사범님, 이제 다른 동작을 가르쳐 주실 수는 없나요?”     


그러자 사범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는 그 동작 밖에는 모르지. 하지만 그게 네가 알아야 할 유일한 기술이기도 해.”     


사범의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지만 소년은 묵묵히 자신이 배운 동작만을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여러 달이 지난 후 소년은 유도대회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놀랍게도 소년은 왼 팔이 없는 장애에도 불구하고 첫 두 경기를 어렵지 않게 이길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 경기는 조금 힘들었지만 소년은 서두르지 않고 기회를 엿보았어요. 결국 상대가 참지 못하고 공격해 들어오자 소년은 자신이 알고 있던 기술로 재빨리 역습을 가해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결승전의 상대는 소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고 강했습니다. 경기를 지켜보던 심판은 소년이 걱정되었습니다. 소년이 일방적으로 밀리기 시작했고, 마치 어른과 아이의 싸움 같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소년의 부상을 염려한 심판은 사범에게 다가가 경기를 포기하는 것이 어떻겠느냐 물었죠. 사범은 단호히 말했습니다.    


“경기를 계속해 주세요.”     


경기가 재개되고 시간이 흐르는 가운데 상대가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소년을 얕본 그가 수비 자세를 풀자 소년은 재빨리 자신의 기술을 이용해 상대를 매트에 메치고 한판승을 거두었습니다. 모두가 환호했고, 소년마저도 자신의 승리를 믿을 수 없었습니다. 시합을 마치고 소년이 사범에게 물었습니다.     

“사범님, 어떻게 한 가지 동작만으로 제가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건가요?”    


사범이 대답했습니다.    

“두 가지 이유에 서지. 하나는 네가 연습한 동작은 유도의 메치기 기술 가운데 가장 어려운 것이었어. 너는 그 기술을 거의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게 되었고 그것은 너의 가장 큰 장점이었지. 그리고 다른 하나는 너의 그 기술에 대한 유일한 방어는 상대가 네 왼 팔을 잡아야 하는 것이었거든.”     


소년의 가장 큰 약점은 그의 가장 큰 장점이 되었던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약점을 가지고 있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때로 우리는 그것을 걱정하며 자신이 처한 상황을 한탄하기도 합니다. “그 약점만 아니었다면 이 어려움을 겪지 않고, 더 잘 해낼 수 있었을 텐데.”라고 말하면서 말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포기해 버리거나, 스스로를 원망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기억할 필요가 있죠. 성공은 우리의 약점을 없앰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장점을 키움으로써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자신의 단점을 서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장점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죠. 이런 점에서 영국 소설가 조너선 스위프트의 다음과 같은 말은 새겨들을 만 합니다.


“흔히 우리는 자신의 단점을 모른다고 비난을 받지만, 자신의 장점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도 드물다. 자신의 땅에서 금맥을 찾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는 우리 속의 보물을 못 찾고 있다.”  


자신의 장점을 알고 있다면 단점을 지니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현명한 사람은 그 단점을 장점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흠집이 없는 돌멩이보다는 흠집 있는 다이아몬드가 더 가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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