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용훈 Jun 26. 2021

비에 젖은 그리움

윤보영 : 가슴에 내리는 비

가슴에 내리는 비   

               윤보영     


비가 내리는군요.

내리는 비에

그리움이 젖을까 봐

마음의 우산을 준비했습니다.

보고 싶은 그대.     


오늘같이

비가 내리는 날은

그대 찾아갑니다.

그립다 못해 비가 됩니다.    


내리는 비에는 옷이 젖지만

쏟아지는 그리움에는

마음이 젖는군요.

벗을 수도 없고

말릴 수도 없고.     


비 내리는 날은

하늘이 어둡습니다.

그러나 마음을 열면

맑은 하늘이 보입니다.

그 하늘

당신이니까요.     


빗물에 하루를 지우고

그 자리에

그대 생각 넣을 수 있어

비 오는 날 저녁을 좋아합니다.

그리움 담고 사는 나는.     


늦은 밤인데도

정신이 더 맑아지는 것을 보면

그대 생각이 비처럼

내 마음을 씻어주고 있나 봅니다.     


비가 내립니다.

내 마음에 빗물을 담아

촉촉한 가슴이 되면

꽃씨를 뿌리렵니다.

그 꽃씨

당신입니다.     


비가 오면

우산으로 그리움을 가리고

바람 불 때면

가슴으로 당신을 덮습니다.    


비가 내립니다.

빗줄기 이어 매고

그네 타듯 출렁이는 그리움

창밖을 보며

그대 생각하는 아침입니다.     


내리는 비는

우산으로 마저 가릴 수 있지만

쏟아지는 그리움은

막을 수가 없군요.

폭우로 쏟아지니까요.     


비가 내립니다

누군가가

빗속을 달려와

부를 것 같은 설렘

내 안의 그대였군요    


Raindrops on My Mind

                Yoon, Bo-young     


It is raining.

I get an umbrella ready in my mind

Lest a falling rain should make

My longing wet.

O, I miss you.      


On a rainy day

Like today

I am looking for you.

I miss you so much

That I become a rain.      


The falling rain keeps my clothes wet

But my missing you

Makes my mind so wet

That I can nether take it off

Nor dry it up.           


On a rainy day

The sky is dark.

But open your mind

And you will see the clear sky.

For the sky

Is you.         


I erase a day with rain.

And into that blank

I can put my thought.

I like a rainy day

Because I miss you.         


Late at night

My mind gets clearer

Because your thought, like rain,

Washes my mind.     


It is raining.

Filling my mind with rain,

I will sow seeds

On my wet mind.

The seeds

Are you.     


If it rains

I conceal my missing with an umbrella.

If it is windy

I will cover you with my breast.  


It is raining.

Following the wash of the rain

My longing heart is rocking like a swing.

Looking out the window

I think of you this morning.         


I can hide a falling rain

With an umbrella,

But my missing you

Never ends

Because it pours.     


It is raining.

My heart is fluttering

As if someone were running

In the rain

And calling me.

Oh, it was you!     


아주 감각적인 시입니다. 그러면서도 진심과 작은 소망이 느껴져 가슴이 싸해집니다. 비, 우산, 그리움, 당신, 하늘 그리고 꽃씨... 그리움이 비가 되고, 비에 젖은 마음은 그리움이 되고, 어두운 하늘조차 가슴속에 빛나는 당신이 됩니다. 그리움의 비로 고된 하루를 지우고 밤이면 또다시 당신 생각에 젖어듭니다. 그러면 젖은 내 가슴에 꽃씨를 뿌리고, 그리움으로 비바람 막아내며 키울 겁니다. 아침이 되어도 여전히 당신이 그립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이제 그 비는 폭우가 되었군요. 하지만 그 비를 뚫고 당신이 보이네요. 당신 목소리가 들리네요.          

매거진의 이전글 사랑했던 것에 대한 기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