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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Jun 30. 2021

날지 못한 매

어느 날 왕은 아라비아에서 보내온 한 쌍의 매를 선물로 받게 되었습니다. 그 두 마리의 매는 이전에 본 어떤 새와도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운 송골매였죠. 왕은 즉시 새 조련사를 불러 두 매의 훈련을 맡겼습니다. 여러 달이 지난 뒤 조련사가 왕에게 송골매의 조련에 대한 보고를 해왔습니다. 한 마리는 멋지고 우아하게 창공을 나르고 있는데 다른 한 마리는 도착한 날 이래로 나무 가지를 붙들고 한 번도 난 적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왕은 온 나라에서 치료사와 마법사들을 불러 매를 돌보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새를 날게 하지는 못했어요. 궁전의 신하들에게 지시를 내려 보기도 했지만 새는 도무지 날지 않았습니다. 모든 수단을 다 써보았지만 소용이 없자, 왕은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이것은 자연의 매를 보아온 시골의 농부를 불러서 살펴보아야 할 것 같군. 매의 속성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농부일 테니까.”     


왕은 시골에 사는 농부를 데려오라고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난 왕은 창문을 통해 그 매가 궁전의 정원 위를 유유히 날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흥분한 왕이 소리쳤죠.     


“가서 저 기적을 행한 자를 데려오라!”    


마침내 농부가 궁으로 불려 와 왕 앞에 섰습니다. 

“너는 어떻게 해서 매를 날게 하였느냐?”     


머리를 조아린 채 농부가 대답했습니다. 

“그건 아주 쉬운 일이었습니다. 저는 그저 새가 앉아있던 나뭇가지를 잘라버렸을 뿐이었습죠.”   

     

우리 모두는 창공을 나를 수 있을지 모릅니다. 다만 날개를 펴 솟아오를 의지와 용기가 없었을 뿐이지요. 우리에게는 무한한 잠재력이 있는데 그것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돌이켜 보면 우리는 너무 익숙한 것, 편한 것, 그리고 일상의 것에만 집착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평범함 속에 빠져, 보다 흥분되고 충만한 삶을 바라만 보고 있었을지 모릅니다. 이제 우리가 매달려 있는 가지를 놓아야 합니다. 그것을 끊어버리고 힘들더라도, 겁이 나더라도 날갯짓을 해야 합니다. 푸른 하늘을 자유롭게 날며 우리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해야 합니다. 성공해야 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우리의 삶은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신나고, 가치 있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죠. 가지를 잘라버리고 손을 놓으세요. 그리고 하늘을 나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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