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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생각의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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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Jul 02. 2021

부자와 거지 세 사람

옛날 인도의 한 마을에 성품이 좋은 부자가 살았습니다. 어느 날 거지 한 사람이 그를 찾아와 말했습니다.     


“선생님, 재물이 넘치는 분이시니 제게 5루피만 주셨으면 합니다.”     


부자는 거지의 무례함에 놀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네는 마치 내가 자네에게 빚이라도 진 것처럼 말하는군. 자네 한 사람에게 5루피를 줄 형편은 안 되니 2루피만 주지. 이것 받고 어서 가보게.”     


다음날 다른 거지가 그를 찾아왔어요.     


“선생님, 저는 지난 열흘 동안 제대로 된 식사를 한 끼도 먹지 못했습니다. 도와주십시오.”

“그래 자네는 얼마나 필요한가?”

“그저 주시는 대로 받겠습니다.” 

“여기 10루피가 있네. 이거면 사흘은 먹을 수 있을 거야.”    


두 번째 거지가 감사를 표하고 사라지자 또 다른 거지가 그를 찾아왔습니다.      


“저는 선생님께서 정말 훌륭한 분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찾아뵈었습니다. 그렇게 자비로운 마음씨를 가지신 분은 이 땅에 하나님이 임재하심을 알려주는 것이니까요.” 


그러자 부자는 그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습니다.     


“이리 와서 앉게. 피곤해 보이는구먼.”     


그렇게 말하며 부자는 시종을 시켜 음식상을 차려오게 했습니다. 거지는 감격하여 맛난 음식을 허겁지겁 먹었습니다. 그가 식사를 마치자 부자가 물었죠.     


“자네는 무엇이 필요한가?” 

“오, 선생님. 저는 그저 선생님처럼 훌륭한 분을 뵙고 싶었을 분입니다. 이미 제게 훌륭한 음식을 베풀어주셨는데 제가 무엇을 더 바라겠습니까? 그저 이렇듯 친절을 베풀어 주신데 감사드릴 뿐입니다.”     


마지막 거지의 겸손한 태도와 진심 어린 감사에 감동한 부자는 그를 자신의 곁에 두고 싶어 졌습니다. 저택 한 편에 그를 위한 집을 지어주고 평생 그를 돌보았습니다.     


하나님은 이 선한 부자와 같으십니다. 세 부류의 사람들이 그에게 찾아와 세 가지 다른 바람과 기도를 드렸습니다. 첫 번째 부류는 허영심과 자만심에 가득 차 세상의 환락을 구했던 것이죠. 그의 간구가 아름답지는 못했지만 하나님께 청함이 있어 그는 동전 두 닢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받은 것은 얼마 가지 않아 바닥을 드러낼 뿐입니다. 두 번째 부류는 하나님께 세상의 고통에서 구해주실 것을 간구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뜻에 맡기고 있다는 점에서 첫 번째보다는 훨씬 선한 기도를 올린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를 고통에서 구하고 재물과 번창함을 주셨습니다.      


세 번째 부류는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를 드렸지요.     


“오 하나님 절대자이신 나의 주님!”     


그가 무엇을 원했나요? 그는 하나님께 아무것도 원치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그가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겸허히 주께 무릎을 꿇은 것을 기뻐하셨습니다. 그래서 그에게 주님의 음식을 먹이셨고, 주님을 경배할 수 있게 허락하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를 영원히 주님의 집에 살게 하셨습니다.  

   

저는 진실한 신앙인은 못 됩니다. 그저 하나님 앞에서 미천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를 어렴풋이 짐작할 뿐입니다. 겸손히 그의 앞에 무릎 굻고, 그에 복종하며 그의 은총에 감사하고 경배하는 것이 믿는 사람의 도리라는 생각입니다. 인간의 의지와 지혜가 미치지 않는 그분의 나라를 그렇게 꿈꾸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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