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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Jul 07. 2021

사랑이란 작은 수고

에밀리 디킨슨 : 내게 미워할 시간이 없었음은  

내게 미워할 시간이 없었음은

               에밀리 디킨슨     


내게는 미워할 시간이 없었어요. 왜냐면

곧 무덤을 향해야 하니까요.

삶은 그리 길지 못해서

미움으로 끝낼 수만은 없으니까요.    


사랑할 시간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애는 써봐야 하니까

작은 사랑의 수고로움도

내게는 충분히 큰일이라 생각했죠.    


I had no time to hate because

                by Emily Dickinson     


I had no time to hate, because

The grave would hinder me,

And life was not so ample I

Could finish enmity.    


Nor had I time to love, but since

Some industry must be,

The little toil of love, I thought,

Was large enough for me.        


누구를 미워하며 보내기에는 우리의 삶이 너무 짧습니다. 죽음의 순간 우리가 가장 후회할 일은 누군가를 미워했던 기억일지 모릅니다. 미움 속에서 삶을 마감하는 것은 우리가 저지를 수 있는 가장 어리석은 실수입니다.     


시인은 사랑할 시간도 없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짧은 삶이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는 없지요. 만일 무언가를 해야 한다면, 그건 아마도 작은 사랑의 수고일 것입니다. 누군가를, 무언가를 사랑하는 일은, 아무리 작은 사랑이라 하더라도, 이 허망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는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일 겁니다. 누구에게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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