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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Jul 17. 2021

알렉산더의 교훈

알렉산더 대왕이 많은 나라들을 정복하고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귀국 길에 그만 심각한 병에 걸려 생사의 갈림길에 놓이게 되었죠. 임종을 앞둔 알렉산더 대왕은 자신이 정복한 세상, 그의 위대한 군대 그리고 권세와 부가 아무런 의미도 없음을 절실히 깨닫고 있었습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 어머니의 얼굴을 보고 작별의 인사를 고하고 싶다는 생각밖에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살아서 고향에 이르기 어려울 것 같자 이 위대한 정복자는 자리에 누워 그의 장수들을 불렀습니다.     


“나는 이제 곧 이 세상을 떠날 것이다. 내게 세 가지 바람이 있으니 꼭 실행해 주기 바란다.”     


쏟아지는 눈물을 삼키며 장군들은 왕의 유언을 받들기로 약속했습니다.     


첫째, 의사들로만 내 관을 운반하게 하라.”     


잠시 멈춘 뒤 왕은 말을 이어갔습니다.     


둘째, 무덤에 이르는 길 위에 금은보화들을 가득 뿌려놓으라.”     


이 말을 하고 왕은 기운이 다한 것 같았습니다. 잠시 숨을 고르던 왕이 마침내 입을 열었습니다.     


끝으로 내 두 손을 관 밖으로 꺼내두도록 하라.”    


신하들은 왜 왕이 그런 유언을 남기는지 궁금했지만 감히 그것을 물어보지는 못했지요. 그때 왕의 가장 큰 총애를 받던 장수가 나서 왕의 손에 입을 맞추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습니다.     


“왕이시여, 반드시 왕의 말씀대로 하겠나이다. 하지만 왜 이런 이상한 바람을 말씀하셨는지요?"

 

이 말에 알렉산더 대왕은 깊은숨을 몰아쉬며 말했습니다.     


“나는 내가 이 세상에서 배운 세 가지 교훈을 알려주고 싶었다. 의사들로 하여금 내 관을 옮기게 한 것은 세상 어떤 의사도 죽  사람을 살릴 수는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누구도 영원히 살 수는 없음을 기억하라. 금은보화를 길에 뿌리라는 것은 한 조각의 보물도 가져갈 수 없음을 말하는 것이다. 나는 부와 재물을 얻기 위해 평생을 보냈지만 이제 죽어 떠나는 순간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지 않으냐. 그러니 재물만을 쫓는 것은 시간의 낭비일 뿐임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내 손을 관 밖으로 내놓으라 한 것은 결국 떠나는 길에는 모두가 빈손임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이 말과 함께 왕은 마지막 숨을 거두고 눈을 감았습니다.

    

누구나 삶을 마치는 마지막  순간에 깨달음을 얻습니다. 짧지만은 않은  삶을  살면서는 왜 그리 어리석음만 반복하는 것일까요? 스티브 잡스는  한 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리가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은 무언가 잃을 것이 있다는 생각의 덫을 피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방법이다." 그렇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값진 것은 죽음 앞에서는 더이상 가치를 발하지 못합니다. '공수래공수거' 우리 모두 빈 손으로 왔다가 빈 손으로 가는 것임을 알면서도 왜 그리 무언가에 집착하는 것일까요. 서른 셋의 젊은 나이에 죽음을 맞은 알렉산더 대왕의 깨달음에 애잔한 마음이 드는것은 그가 두고 떠나야 했던 세상 많은 것들 때문이 아니라 언제나 그 깨달음이 누구에게나 너무 늦게 오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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