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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생각의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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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Jul 16. 2021

사과는 몇 개일까요?

초등학교 1학년 산수 시간이었습니다. 선생님이 한 아이에게 질문을 합니다.


“내가 너에게 사과 하나를 주었어. 그리고 다시 하나를 주고, 또 하나를 주었지. 그러면 너는 몇 개의 사과를  가지고 있는 거지?”


그러자 아이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죠. ‘네 개요. “ 선생님은 실망한 표정을 애써 감추며 한 번 더 물었습니다. ”잘 들어 봐. 선생님이 네게 사과를 하나 주었어. 그리고 다시 하나, 또다시 하나. 전부 몇 개가 되지? “ 아이는 순간 선생님의 실망한 표정을 보았습니다. 아이는 다시 열심히 생각했죠. 이번에는 선생님을 실망시키지 않으려는 듯이 말입니다. 그리고는 망설이듯 말했습니다. ”네 개인데요... “     


선생님은 아이가 사과를 좋아하지 않는가 보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문제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그때 아이가 딸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생각해냈죠. 그래서 질문을 바꾸어 보았습니다.


“자 이렇게 해보자. 내가 네게 딸기를 하나 주었어. 그리고 다시 하나, 그리고 또 하나. 너는 몇 개의 딸기를 가지고 있지?”


아이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세 개요.” 선생님은 ‘바로 이거구나’하고 생각했죠. 자신의 질문에 스스로 흡족한 표정이 되어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잘했어! 그럼 다시 한번 해볼까? 선생님이 네게 사과를 하나 주었어. 그리고 다시 하나, 또다시 하나. 전부 몇 개니?” 이번에야 말로 옳은 답이 나올 거라 기대하며 선생님은 아이의 눈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러자 아이는 자신 없는 듯한 목소리로 대답했어요. “네 개요....”     


선생님은 실망을 넘어서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소는 엄하고,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죠.


“넌 도대체 어떻게 된 거니. 그게 왜 네 개야?”


그러자 아이는 머뭇거리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제 가방에 사과가 하나 있거든요.”     


생각해보면 우리는 이런 종류의 실수를 많이 저지르며 삽니다. 누군가에게 질문을 하고, 그의 대답이 우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일반적인 생각과 다를 때 우린 그의 대답에 실망하고 심지어 분노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다그칩니다. 옳은 답을 내보라고! 상대가 여전히 옳은 답을 내놓지 못하면 비웃고 돌아서거나 그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 옳은 답이라는 것은 누구의 답인 가요? 나의 생각과 다른 순간, 그것을 오류로 인식하는 것은 오만입니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그만의 관점과 상황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미리 정해진 답을 놓고 상대의 대답을 평가하고, 옳고 그름을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하늘에 별이 몇 개나 있죠? “ 누가 알겠어요? 세상에 그런 질문들은 수없이 많습니다. 상식이라는 것을 너무 믿지 마세요. 편견의 안개가 우리의 시야를 가릴 때, 그것 때문에 아파해야 하는 사람이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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