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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Aug 17. 2021

사랑과 결혼?

사랑이 무어냐고 물었습니다. 아버지는 웃으며 내게 말씀하셨죠.     


“나가서 과수원 길을 걷다가 가장 큰 사과나무에서 사과를 하나 따 보렴. 꼭 제일 큰 나무여야 해. 그리고 절대로 온 길을 다시 돌아가선 안 돼.”    


과수원 길을 걸으며 나는 가장 큰 사과나무를 찾았죠. 어느 순간 정말 커 보이는 사과나무를 보았어요. 멈춰서 사과를 따려다가 망설였죠. 조금 더 가다 보면 더 큰 나무가 나오지 않을까? 나는 계속 걸었습니다. 사과나무 밭의 끝이 보이는 순간 난 후회했어요. ‘아까 그 나무가 가장 컸어.’ 결국 난 빈 손으로 돌아갔습니다. 아버지는 말씀하셨죠.     


“그게 사랑이야. 늘 보다 나은 것을 찾으려 하지만, 정말 좋은 사랑인 것을 알게 됐을 때는 이미 사라져 버리고 마는 거지.”     


내가 다시 물었어요. 결혼은 무엇이냐고.     


“옥수수 밭에 나가 가장 큰 옥수수를 가져오렴. 규칙은 아까와 같아.”     


옥수수 밭을 걸으며 난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죠. 어느 순간 제법 커 보이는 옥수수를 만났어요. 나는 이전의 경험을 떠올리며 망설임 없이 그 옥수수를 따 아버지에게 가져갔죠. 아버지의 말씀:     


“잘했구나. 괜찮은 옥수수를 골라왔어. 이게 결혼이야. 믿음! 네가 잡은 그것이 가장 큰 옥수수라는 믿음 말이다.”     


누구에게나 예의를 다하세요. 하지만 너무 가까워지지 마세요. 믿음을 줄 수 있다는 확신이 들기 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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