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훈 : 너
너
이창훈
모두가 내게 손을 거둘 때
시린 내 손을 잡아준 사람이었다
모두가 내 부드러운 혀를 탐할 때
부르튼 내 입술에 살짝 입맞춤한 사람이었다
모두가 내게 등을 보일 때
구부린 등을 내민 사람이었다
아무도 별 볼일 없는 나를 쳐다보지 않을 때
슬픈 눈으로 그런 나를
밤하늘의 별처럼 담아내던 사람이었다
You
Lee, Chang-hoon
When all took off their hands from me,
It was you that held my cold hands.
When all coveted my soft tongue,
It was you that gently kissed my blistered lips.
When all turned their back on me,
It was you that offered me a stooped back.
When all took their eyes off from me, a mere nobody,
It was you that pictured me in your sad eyes
As the stars in the night sky.
그렇게 소중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춥고 외로울 때 따뜻한 손길 내민 사람이 있었습니다. 고통에 쓰러져 발버둥 칠 때 달콤한 숨결처럼 위로하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지치고 힘들어 주저앉아 있을 때 등 내밀어 힘을 주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보잘것없는 내가 버려져 울고 있을 때, 함께 슬퍼하며 여전히 나를 아껴주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당신은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이제 내가 당신을 별처럼 담으려 하건만 당신은 어디에 있습니까?
위의 영문은 브런치 작가이신 이창훈 시인님의 시 '너'(2021년 8월 17일 자)를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