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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Aug 19. 2021

상어와 물고기

'디스트레스'와'유스트레스'

일본인들은 생선회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수 십 년에 걸쳐 일본의 해역에서는 과거만큼 물고기 많이 잡히질 않았어요. 그래서 고기잡이배는 더 커지고, 더 먼바다로 나가야 했습니다. 그러자 항구로 돌아오는 시간이 길어져 잡은 물고기의 신선도는 떨어지게 되었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산회사들은 배에 냉동시설을 설치했습니다. 하지만 냉동된 생선은 활어에 비해 맛이 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자 그들은 배에 커다란 수조를 만들고 잡은 물고기를 그 안에 넣었어요. 그러나 좁은 수조 안에서 물고기들은 얼마 안가 활기를 잃게 되고 자연히 원래의 신선한 맛을 유지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수산업자들은 심각한 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한 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그들은 배의 수조 안에 잡은 물고기와 함께 작은 상어를 넣었습니다. 물고기들은 상어의 공격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여야 했고 바닷속에서만큼 활기를 되찾게 되었던 것입니다.         


우리의 일상에서 마주치는 어려운 도전들은 상어와 마찬가지입니다. 그것들이 없다면 우리의 생활은 활기를 잃어버릴지 모릅니다. 스트레스는 일반적으로 나쁜 것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심리학자들은 좋은 스트레스도 있다고 말합니다. 전자를 디스트레스(distress), 후자를 유스트레스(eustress)로 구분합니다. 여러 해 전의 보도입니다만 일본인들의 평균 연령이 증가하는 것은 일본의 고속 전철인 신칸센(新幹線) 때문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일본의 신칸센도 우리의 전철과 마찬가지로 지옥철이라 불리기도 했었죠. 출근 시간이면 전철에는 출근하는 수많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조차 없었지만 그러한 스트레스 상황이 오히려 강렬한 긴장감을 유발해 육체적으로 긍정적인 상황을 만들었다는 분석이었습니다. 어찌 보면 다소 황당한 것 같은 이러한 설명도 수조 속의 상어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하루의 일과에서 부닥치는 어려운 상황에 너무 부정적일 필요는 없을지 모릅니다. 그러한 달갑지 않은 긴장을 좋은 스트레스로 바꾸는 지혜가 필요한 것입니다. 어렵고 난감한 상황을 만나면 생각하세요.     


‘작은 상어가 나타났구나! 어디 저 녀석과 한 번 겨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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