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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생각의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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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Aug 20. 2021

행복의 눈물

어려서 부모를 잃고 고아로 자란 두 형제는 서로를 의지하며 열심히 살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함께 자신들의 작은 농장에서 일을 했습니다. 형은 결혼을 해서 두 아이를 두고 있었고, 동생은 아직 미혼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열심히 일했고, 농장에서 얻게 된 것은 매일 똑같이 나누었습니다.     


어느 날 동생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형과 똑같이 나누는 건 공평하지 않아. 나는 혼자고 특별히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잖아. 형은 돌봐야 할 가족이 있으니 나보다 더 가져야 해.’     


동생은 자루에 곡식을 가득 담아서 밤마다 몰래 형의 곡간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한편 형은 이렇게 생각했죠.


‘우리가 똑같이 나누는 것은 공평치 않아. 나는 결혼도 했고, 가족이 있으니 앞으로 날 돌봐주는 사람도 있겠지. 하지만 동생은 함께 할 가족이 없어. 앞으로 결혼도 해야 하니 동생이 더 많이 가져야지.’    


형 역시 매일 밤 동생의 곡간에 곡식을 담은 자루를 가져다 놓았습니다.


그렇게 많은 날들이 지나갔습니다. 두 사람은 자신의 곡간에 곡식이 줄어들지 않는 사실을 알고는 의아해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여느 때처럼 곡식 자루를 들고 상대의 곡간을 향하던 형과 동생이 우연히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알게 되었죠. 형제는 자루를 떨어뜨린 채 바라보다가 와락 서로를 끌어안았습니다. 그리고 행복의 눈물을 흘렸죠.     


상대의 입장을 헤아리고 그를 배려하는 것은 희생의 마음이 없이는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두 형제의 마음은 나보다는 상대를 먼저 생각하는 놀라운 사랑의 마음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실천하는 용기와 자기희생입니다. 주위를 돌아보면 물질 때문에, 사소한 자존심 때문에 친구끼리, 형제끼리, 심지어 부모 자식 간에 서로를 미워하며 마음을 닫고 사는 사람이 적지 않음을 알게 됩니다.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요. 다 먹지도 못할 곡식을 자신의 곡간에만 잔뜩 쌓아두면 언젠가는 모두 썩어 버릴 일만 남게 되겠죠. 이제 그 곡간에 욕심이 아닌 배려와 사랑을 쌓아두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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