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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생각의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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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Aug 30. 2021

너무 자신하지 마세요

도로를 운전 중에 단속 카메라가 번쩍이는 것을 보았습니다. 분명 과속으로 달리지 않았는데 사진이 찍힌 것을 이해할 수 없었죠. 나는 한 블록을 돌아서 다시 그 카메라 앞을 서행으로 달렸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카메라가 번쩍였습니다. 뭔가 잘못된 것이 틀림없었죠. 나는 다시 한번 그 카메라 앞을 지나갔습니다. 거의 기다시피 하면서 말입니다. 그런데도 카메라는 계속 작동이 되었습니다. 같은 짓을 다섯 번을 반복할 때는 어처구니가 없어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죠. 결국 오작동이라고 생각하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두 주 후에 교통위반 딱지가 날아왔습니다. 화를 참으며 봉투를 열어보았습니다.     


“교통 위반 단속 내용 : 안전벨트 미착용 5회”    


자신의 생각, 행동만이 옳다고 지나치게 자신하지 마세요. 당신의 문제는 의식하지 못한 다른 곳에 있을지 모르니까 말입니다. ‘왜 내게 화를 내지? 내가 뭘 어쨌다고. 하라는 대로 다 했는데도 내게 무례하게 구는 것은 지나친 일이 아닌가?’ 우리는 흔히 이런 불만과 섭섭함을 가슴에 담고 있기 쉽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내게 서운함을 드러낸다면 그 원인은 나 자신에게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말이 있죠. “내 발로 어떤 산이라도 오를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자신감이지만 맨 발로 모든 산을 넘을 수 있다고 믿는 것은 과도한 자신감이다.” 자신에 대한 믿음은 꼭 필요한 것이지만 지나친 자신감은 실수로 이끌기 쉽습니다. 차분하게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가장 강한 사람조차도 가장 약한 약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겸손함이죠. 글을 쓰는 이 순간 생각합니다. 결코 속도를 높이지 않았기에 비난받고 싶지 않았던 순간 나는 안전벨트를 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겸허함을 배우고 싶은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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