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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Aug 27. 2021

12가지 짧은 이야기

1. 오늘 난 젖어서 미끄러운 바닥에 미끄러졌어요. 그때 휠체어에 앉아있던 한 청년이 날 붙잡아 주었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 바닥에 머리를 부닥치고 말았을 겁니다. 청년이 미소 지으며 말하더군요. “믿지 않으실지 모르겠지만 3년 전에 제가 꼭 그렇게 넘어져서 다쳤지요.”    


2. 아버지가 말씀하셨어요. “가서 한 번 해봐!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프로가 될 필요는 없단다. 아마추어들이 구글과 애플을 창업했어. 타이타닉 호는 프로들이 만들었지만.”      


3. 70대의 성공한 기업인이신 저의 멘토에게 물었죠. 성공을 위한 세 가지 팁을 알려달라고요. 그분은 미소를 지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아무도 읽지 않는 것을 읽고, 아무도 하지 않는 생각을 하고,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을 하는 거지.”     


4. 오늘 학교에서 내준 심리학 과제 때문에 할머니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할머니가 생각하는 성공의 정의를 알려달라고요. 그러자 할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죠. “성공은... 너의 삶을 되돌아보았을 때, 그 기억들이 너를 미소 짓게 하는 것이란다.”    


5. 소방서에서 72시간 교대 근무를 마치고 식료품점에 들렸어요. 한 여자분이 내게 뛰어오더니 나를 끌어안더라고요. 내가 당황하자 그분은 내가 자신을 몰라본다는 것을 깨달았죠. 그리고는 눈물을 머금으며 내게 말했어요. “20년 전 그날, 9월 11일에 세계무역센터 건물에서 저를 구조하셨잖아요.”    


6. 오늘 오전 7시, 일어나려는데 몸이 좋지 않았어요. 그래도 먹고살아야 하니 작업장에 나갔죠. 오후 3시, 나는 해고됐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데 타이어가 펑크 났습니다. 스페어타이어로 갈아 끼우려 했지만 그것도 바람이 빠져 있었어요. 그때 BMW 한 대가 내 앞에 멈춰 섰습니다. 그의 차를 얻어 타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었죠. 내 사정을 들은 그가 일자리를 제안했어요. 이제 내일 다시 시작합니다!       


7. 아버지와 세 형제 그리고 두 자매가 병원에서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힘을 다해 어머니가 말씀하셨죠. “오늘 내가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구나. 우리가 좀 더 자주 이렇게 함께 했어야 했는데...”     


8. 작은 병원에서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나는 마지막으로 그의 이마에 키스를 했죠. 아버지가 눈을 감으신 후 나는 깨달았습니다. 어린 시절 이후 한 번도 그분께 다정했던 적이 없었던 것을요.    


9. 오늘 여덟 살짜리 딸아이가 내게 속삭이듯 말했습니다.

“엄마, 이제부터 물건을 재활용해요. “  

”왜? “  

“지구를 구해야 하니까요.”     

내가 웃음을 터뜨리며 다시 물었죠.

“지구는 왜 구하려는 거니?”     

“내 물건 모두를 보관하는 곳이니까요.”     


10. 오늘 27살 먹은 암환자가 재롱을 떠는 딸아이를 보며 신경질적으로 웃는 모습을 보았어요. 그리고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삶에 불평하지 말아야겠구나. 다시 감사하며 살아야지.’      


11. 오늘 휠체어에 탄 아이가 다리에 깁스를 한 내 앞에 멈추어 백팩과 책을 들어주겠다고 말했어요. 그렇게 그는 교실까지 날 바래다주었지요. 그리고 헤어질 때 이렇게 말했어요. “빨리 낫기 바래.”     


12. 나는 케냐를 여행 중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짐바브웨에서 온 난민 한 사람을 만났어요. 그는 사흘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했고 극도로 마르고 허약해 보였습니다. 내 친구가 자신이 먹던 샌드위치를 내밀었습니다. 그때 그 난민이 한 말은 이랬습니다. “같이 나눠 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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