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용훈 Sep 11. 2021

마음의 빛으로 하나 되기

이광수 : 빛

빛 

        이광수(1892~1950)    


만물은 빛으로 이어서 하나.

중생은 마음으로 붙어서 하나,

마음 없는 중생 있던가?

빛없는 만물 있던가?

흙에서도 뭍에서도 빛이 난다.

만물에 탈 때는 온몸이 모두 빛.

해와 나,

모든 별과 나,

빛으로 얽히어 한 몸이 아니냐?

소와 나, 개와 나,

마음으로 붙어서 한 몸이로구나.

마음이 엉키어서 몸, 몸이 타면은 마음의 빛    


항성들의 빛도 걸리는 데가 있고.

적외선 엑스선도 막히는 데가 있건마는

원 없는 마음의 빛은 시방(十方)을 두루 비쳐라.     


Light 

       Lee, Kwang-soo    


All is One connected by the light.

People are One tied by the mind. 

Are there any people with no mind? 

Are there any things with no light? 

The light comes from the earth, from the water. 

The whole body, burned, is surrounded by the light of fire. 

The sun and me,

All the stars and me,

Don’t we the One connected by the light? 

The cow and me, the dog and me

We are the One tied by the mind. 

The body mingled with the minds, the light of mind from the burning body.     


The lights from the planets stop somewhere

Infrared and X rays are blocked somewhere

But the light of mind, with no wish, shine everywhere.    


소설가 이광수 선생의 시입니다. 그가 얘기하는 만물을 이어 하나로 만드는 빛은 무엇일까요? 천지창조에 뿌려진 그 빛일까요? 만물이 반사하는 그 빛일까요? 신의 사랑일까요? 생명을 위한 태양빛일까요? 그것이 무엇이든 빛 없이 존재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 세상 모든 것은 하나입니다. 그 빛 속에서 모든 것이 모습을 드러내고, 생존하고 빛나는 것이니까요. 빛이 없으면 모든 것은 그저 암흑일 뿐입니다.     


사람은 마음으로 하나가 된다는 말은 얼마나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지요! 아름다운 것을 보고 아름답다 느끼고 선한 것을 보고 선하다고 깨닫는 것은 우리 모두가 한 마음일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죠. ‘함께’라는 말은 마음으로 하나가 된다는 뜻입니다. 사실 우리의 모든 불행은 마음이 여러 갈래로 나뉘고 있어서 일어나는 일 아닌가요? 하나 된 마음은 빛이 됩니다. 세상을 밝히고 우리를 비추는 그 빛이 우리를 ‘함께’하게 만들어주는 것이지요.                 


만물이 빛을 냅니다. 그렇게 하나가 됩니다. 창조물 모두가 서로 다르지 않음을 깨닫는 순간 세상에는 평화와 사랑이 흐를 것입니다. 온몸이 타올라도 빛을 냅니다. 고통을 통해 도달하는 깨달음의 순간에 세상 모든 것은 하나가 되니까요. 그렇게 우리는 마음의 빛을 발산해야 합니다. 그 무엇에도 막히지 않는 무욕(無欲)과 무념(無念)의 빈 마음으로 우리는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획일화의 세상이 아니라 서로를 밝히는 마음의 빛으로 함께 행복한 모두가 되어야 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 낙엽 그리고 추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