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용훈 Aug 22. 2020

당신께 드리는 말 선물 (34)

사라 티즈데일: 잊히게 그냥 두세요.

Let It Be Forgotten

                    By Sara Teasdale    

Let it be forgotten as a flow'r is forgotten,

Forgotten as a fire that once was singing gold.

Let it be forgotten forever and ever.

Time is a kind friend, he will make us old.

If anyone should ask say it was forgotten,

Long and long ago. As a flow'r, as a fire, as a hushed foot-fall

In a long forgotten snow.    


꽃이 잊히듯 잊히게 두세요.

한때는 황금빛으로 노래하던 불꽃처럼 잊히도록. 

아주 영원히 잊히게 하세요.

시간은 좋은 친구죠. 우릴 늙게 하니까요.

누군가 묻거든 잊혔다고 말하세요, 

아주 오래전에. 꽃처럼, 불꽃처럼, 

오랫동안 잊고 있던 눈 속의 숨죽인 발자국처럼.  (사라 티즈데일, 잊히게 그냥 두세요)    

  

  누구에게나 잊고 싶은 기억이 있지요. 슬프고, 우울하고, 부끄럽고 불쾌한 기억들. 우리 마음속에서 영원히 사라지길 바라는 그것들. 그런데 그런 기억일수록 더 끈질기게 우리에게 들러붙어있기 마련입니다. 왜 안 좋은 기억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 걸까요. 미국의 여류작가 C. 조이벨 C. 는 “무언가, 누군가를 잊고자 한다면, 결코 그것을, 그 사람을 미워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합니다. 미워하는 모든 것은 마음속에 깊이 새겨지기 때문이라고요. 지난 것은 지나간 대로 두어야겠어요. ‘죄를 짓는 것은 사람의 일이고, 용서하는 것은 신의 일이다.’라고 하지요. 내게 쓰린 기억을 남긴 누군가를 용서하는 것은 너무도 힘든 일입니다. 그래서 ‘용서’(forgiving)라는 말 대신 ‘망각’(forgetting)이란 말이 생겼답니다. 그나마 잊는 것이 조금 더 쉬울 것이기 때문에요. 누군가 이런 말을 했죠. “과거는 지나갔으니 잊으라.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으니 꿈꾸라. 그리고 현재는 지금 여기에 있으니 후회 없이 살라.” 내 앞에 놓인 삶에 충실해야겠습니다. 가끔 망각 속에 흘려보낸 아스라한 기억을 아쉬워하면서 말이죠. 그리고 오늘 또 내일을 그리는 꿈을 꾸어야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께 드리는 말 선물 (35)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