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김남주
만인을 위해 내가 일할 때 나는 자유
땀 흘려 함께 일하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다라고 노래할 수 있으랴
만인을 위해 내가 싸울 때 나는 자유
피 흘려 함께 싸우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다라고 노래할 수 있으랴
만인을 위해 내가 몸부림칠 때 나는 자유
피와 땀과 눈물을 나누어 흘리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다라고 노래할 수 있으랴
사람들은 맨날
겉으로는 자유여 민주주의여 동포여 외쳐대면서도
속으로는 제 잇속만 차리고들 있으니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제 자신을 속이고서
도대체 무엇이 될 수 있단 말인가
제 자신을 속이고서
Freedom
Kim, Nam-joo
I am free when I work for everyone.
Unless I work together with sweat,
How can I sing for my freedom?
I am free when I fight for everyone.
Unless I fight together with blood,
How can I sing for my freedom?
I am free when I struggle for everyone.
Unless I share sweat and blood with others
How can I sing for my freedom?
People always outwardly shout for
Liberty, democracy and fellow countrymen
But, inwardly, only pursue self-interest.
What on earth can they do,
Deceiving themselves?
What on earth can they be,
Fooling themselves?
자유는 무엇일까? 자유롭다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자유로운가? 무엇이 나를 자유롭게 하는가? 수많은 질문 속에 김남주 시인의 시 한 편을 꺼내든다. 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러했다. '다른 이들과 함께 그들을 위해서 사는 것.' 개인적으로 나는 이런 교훈 같은 시를 좋아하지 않는다. 시를 읽고 자유로운 상상으로 느끼는 것을 좋아한다. 이해를 요구하기 보다는 직관에 의해 깨달아지는 것이 나를 덜 불안하게 한다. 하지만 시인은 너무도 직접적이었다. 땀 흘리고 피 흘려 남을 위해 함께 일하고 싸우라한다. 입으로 이상을 말하고 진리를 외치지만 속으로 자신의 이익만을 위하는 자들은 결코 자유로울 수 없고, 자신을 속이면서는 무엇도 될 수 없고 무엇도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시의 마지막 줄을 읽으며 나는 스스로에게 중얼거린다. 그래 나를 속이면서 누구에게 진실을 말하고 누구에게 감동을 줄 수 있으리. 그로 인해 나의 마음을, 이성을, 양심을 속박하는 한 어찌 자유를 얻을 수 있겠는가. 그렇게 김남주의 시는 시에 대한 나의 궁색한 생각을 변화시킨다. 시는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 몇 줄의 글로 나의 아픈 상념, 무거운 근심을 내려놓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