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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Dec 24. 2021

메리 크리스마스!

김하인 : 크리스마스에 띄운 편지

크리스마스에게 띄운 편지

                               김하인


지난 일 년 동안 모아 온 햇빛과 꽃과 강 풍경을 담아 보내드립니다. 허틈 없이 아껴 아껴 모아 온 제 미소와 웃음소리, 그리움을 보내드립니다. 이것을 가지고 당신 크리스마스를 행복하게 꾸미세요. 당신 마음을 따스하고 빛나게 해 줄 장식으로 써주십시오. 당신이 샴페인을 터뜨리는 창가에 홀로 서서 촛불 모아들고 전 당신 행복함을 기뻐하겠습니다.


사랑한다는 건 한 사람이 어둠을 지켜내는 것만큼 한 사람이 불빛처럼 따스해지는 것임을 압니다. 그러기에 두 사람이 행복하기에 모자라는 기쁨이라면 오롯이 전 당신이 제 기쁨을 아낌없이 써주셨으면 합니다. 그래서 언제까지나 빛과 함께 태어나고 웃음소리 속에서 당신 은종이 울렸으면 좋겠습니다. 바라는 게 있다면 당신 파티가 끝난 뒤 제 눈물 한 방울도 묻어 있음을 눈치 채주셨으면 합니다.


일 년 내내 당신만을 지켜보다가 맺힌 눈물 중에 한 방울입니다. 그 이외엔 크리스마스 전부가 기쁨과 즐거움으로 당신 충만될 수 있다면 전 성탄 트리가 되어 당신 창문 밑을 밤새워 지킬 겁니다. 이렇게 당신 가까이 있고 당신을 제가 사는 이 세계 한 모퉁이에 보내주신 신께 감사드립니다. 당신이 모를 제 사랑을 자축합니다.

제가 당신의 크리스마스입니다.


A Letter Sent at Christmas

                         Kim, Ha-in


I am sending you the sunlight, flowers and river scenes collected for the past one year. Attached is a saved collection of my smiles, laughing voices, and my longing. Hopefully, with these, decorate your happy Christmas and make them ornaments which will keep you warm and shining. Standing alone out of the window by which you pop on a champaign bottle, I will hold a candle and rejoice in your happiness.   


I know that to love means one man defending the darkness as well as other man making himself warm like a flame. So, if joy is not sufficient for our two, I want you to use mine. I also wish you were in God’s blessing born of the light,with your silver bell ringing in laughter. My only hope, if any, is for you to see a drop of my tears there after your party.    


It is one of many teardrops I shed while looking at you all through the year. I have no other wish than that. But if you are full of joy and happiness, I will be a Christmas tree standing all night beneath your window. Thank God for letting me be close to you and sending you to the world I live in. I congratulate on my love you are not aware of. I am your Christmas.   


시인이자 소설가이신 김하인 선생의 산문체 시입니다. 시 속의 나는 크리스마스 날에 누군가에게 편지를 씁니다. 홀로 사랑한 사랑일지도 모르죠. 나는 그에게 한해의 아름다운 계절을 선물합니다. 미소와 그리움도 함께 전하지요. 그의 크리스마스를 축하하기 위해서는 그의 창밖에 촛불을 들고 서있을 수 있습니다. 시인은 그것이 사랑이라고 믿습니다. 어둠을 몰아내고 누군가를 불꽃처럼 타오르게 하는 것, 내 비록 슬퍼도 그에게는 기쁨과 축복이 넘치기를 기도하는 것. 그것이 사랑이지요. 하지만 살며시 떨군 내 눈물 한 방울은 기억해주시기를! 그대를 위해 크리스마스트리로라도 당신 곁에 있을 수 있기를! 그대와 함께 사는 세상이 너무도 고마워 당신이 모를 내 사랑을 축하합니다. 모두의 사랑을 축복합니다. 그렇습니다. 크리스마스는 사랑입니다.   


Merry Christmas &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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