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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Jan 01. 2022

머리 위의 푸른 하늘을

신석정 : 들길에 서서 

들길에 서서 

             신석정


푸른 산이 흰 구름을 지니고 살 듯

내 머리 위에서 항상 푸른 하늘이 있다.


하늘을 향하고 산림처럼

두 팔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숭고한 일이냐


두 다리는 비록 연약하지만

젊은 산맥으로 삼고

부절히 움직인다는

둥근 지구를 밟았거니....


푸른 산처럼 든든하게

지구를 디디고 사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이냐


뼈에 저리도록 ‘생활’은 슬퍼도 좋다

저문 들길에 서서 푸른 별을 바라보자...


푸른 별을 바라보는 것은

하늘 아래 사는 거룩한 나의 일과이거니...


Standing on a Field Path

                   Shin, Seok-jung 


Just as the blue mountain has its white clouds,

I always have the blue sky over my head. 


How noble it is

To raise my arms, like a forest,

Up to the sky.   


With my feeble legs, 

Like young mountain ranges,

I stand on the round Earth

Moving constantly. 


How happy it is 

To stand on the Earth 

Firmly like the blue mountain. 


My life will be bitterly sad

But I will look up to the blue stars on a dark field path.


Seeing the blue stars 

Will be my lofty routine.  


머리 위에 푸른 하늘이 있다는 것을 잊고 있었습니다. 지구를 밟고 서있다는 것을 잊고 있었습니다. 밤이면 어둔 들길에 서서 밤하늘 푸른 별빛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도 잊고 있었습니다. 이제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려 보아야겠습니다. 산처럼 굳건히 땅 위에 서봐야겠습니다. 살아가는 것이 아무리 힘들어도, 이 아름다운 들길을 언제까지 흔들리며 걸을 수만은 없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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