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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Jan 03. 2022

사이에 서서

박덕규 : 사이 

사이 

        박덕규


사람들 사이에

사이가 있었다 그

사이에 있고 싶었다


양편에서 돌이 날아왔다


Between 

      Park, Deog-gyu 


Between people 

There was distance, where 

I would be. 


Stones came flying from both sides. 


중간에 위치하기가 쉽지 않다. 둘 다 옳다거나 둘 다 그르다고 말하기 어렵다. 기회주의로 비난받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꼭 어느 한 편에 서있어야 할 이유는 뭘까? 그냥 둘 사이에 서있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내 편이 아니면 다른 편이라는 사고도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냥 나만의 생각이 있는 것 아닌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다른 쪽은 아예 적이라 믿는 천박한 태도도 문제이지만 중간에 선 사람의 입장에서 더욱 한심스러운 것은 이쪽저쪽 기웃거리며 조변석개(朝變夕改)하는 사람들이다. 자신의 이익을 염두에 두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아침에는 이편에서 아첨하다가 저녁에는 저편에서 미소 짓는 짓은 정말 꼴불견이다. 힘든 세상이지만 자존심은 지키고 살아야지. 그냥 내 생각대로 빈터에 서서 중심을 잡아야겠다. 모두에게서 비난을 받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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