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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Jan 13. 2022

넘어져 본 사람은

이준관 : 넘어져 본 사람은

넘어져 본 사람은

              이준관


넘어져 본 사람은 안다.

넘어져서 무릎에

빨갛게 피 맺혀 본 사람은 안다.

땅에는 돌이 박혀 있다고

마음에도 돌이 박혀 있다고

그 박힌 돌이 넘어지게 한다고.


그러나 넘어져 본 사람은 안다.

넘어져서 가슴에

푸른 멍이 들어 본 사람은 안다.

땅에 박힌 돌부리

가슴에 박힌 돌부리를

붙잡고 일어서야 한다고.

그 박힌 돌부리가 나를 일어서게 한다고.


He Who Has Ever Fallen down

                    Lee, Jun-kwan


He knows who has ever fallen down,

He knows who has tumbled down

And got bruised red on his knee:

A stone is stuck in the ground

And it is also implanted in the mind.


He knows who has ever fallen down,

He knows who has broken down

And got a bruise in heart:

We have to hold tight on the stone in the ground,

And the stone in the mind,

So as to stand up again.

The embedded stone let us rise to our feet.


도처에 돌부리가 지천입니다. 잠시 방심하면 그것에 걸려 넘어지기 십상이죠. 땅에 박힌 돌부리보다도 마음에 걸린 돌이 더 문제입니다. 땅 속의 것은 캐내면 그만이지만 가슴속의 그것은 빼내려 할수록 상처만 깊게 할 뿐이니까요. 여기저기 돌부리가 차이는 길 위에서 우린 하늘보다는 발아래 땅만 보게 됩니다. 그래서 마음속 그 뾰족한 돌멩이는 쉬이 잊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 속에 있는 한, 땅 위의 돌부리조차 건너뛰기 어렵지요. 하지만 가슴에 걸린 돌을 없애는 유일한 방법은 땅 위의 돌부리를 파내야 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야 비로소 두려움 없이 내 마음속을 볼 수 있을 테니까요. 캐내기 어려우면 피해 가야죠. 하지만 가끔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보세요. 하찮은 돌부리 없는 세상이 있음을 믿어야 하니까요. 그 푸른 하늘을 보면 혹 가슴에 걸린 작은 돌멩이쯤 삭여버리고 두 발 딛고 다시 설 수 있을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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