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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Jan 17. 2022

부딪혀야 소리를 내지요

한유 : 맹동야를 보내며

맹동야를 보내며(送孟東野序)

                                한유(韓愈)


大凡物不得其平則鳴(대범물부득기평칙명)이라 :

대개 만물은 평정을 얻지 못하면 소리를 내게 된다.


草木之無聲(초목지무성)을 :

초목은 소리가 없으나

風撓之鳴(풍요지명)하며 :

바람이 흔들어 소리를 내게 되며,

水之無聲(수지무성)을 :

물은 소리가 없으나,

風蕩之鳴(풍탕지명)이라 :

바람이 움직이면 소리를 내게 된다.


其躍也或激之(기약야혹격지)하며 :

물이 뛰어오르는 것은 바위 같은 곳에 부딪쳤기 때문이며,

其趨也或梗之(기추야혹경지)하며 :

물이 세차게 흐르는 것은 한 곳에서 물결을 막기 때문이며,

其沸也或炙之(기비야혹자지)라 :

물이 펄펄 끓어오르는 것은 불로 데우기 때문이다.


金石之無聲(금석지무성)을 :

쇠나 돌에는 소리가 없으나

或擊之鳴(혹격지명)이라 :

치면 소리를 낸다.

人之於言也亦然(인지어언야역연)하여 :

사람이 말하는 데 있어서도 이와 같으니,

有不得已者而後言(유부득이자이후언)이라 :

부득이한 일이 있은 뒤에야 말을 하게 된다.


其訶也有思(기가야유사)하며 :

노래를 하는 것은 생각이 있기 때문이며,

其哭也有懷(기곡야유회)라 :

우는 것은 회포가 있기 때문이다.

凡出乎口而爲聲者(범출호구이위성자)가 :

입에서 나오는 모든 음이란

其皆有弗平者乎(기개유불평자호)인저 :

모두 평정을 얻지 못함이 있기 때문이로다!


출처 : 신완역 고문진보 후집/김학주 역저/명문당


Seeing off Maeng-Dongya

                                      Han, Yu


Things make their sounds when they are not in calmness.


Trees and plants with no sound,

Shaken by the wind, make noises.

Soundless Water,

Moved by the wind, emits a sound.  


When water hits something like a rock, it jumps up.

When blocked, it flows fiercely.

When burned, it is boiled.  


Irons and stones with no sound,

Stricken by something, make noises.

So do men when they speak.

They say after something unavoidable happened.


We sing when we have something in mind.

We cry when we have regrets.

Every sound from our mouth

Comes from the worries in our minds.


위의 글은 중국 당나라와 송나라 시절에 활약한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 중의 한 사람인 한유의 글입니다. 늙은 나이에 관직에 나가는 벗 맹동야(孟東野)를 보내며 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브런치 작가님 한 분의 댓글을 통해 알게 된 송동맹야서(送孟東野序) 중의 앞부분입니다.


한문이 부족한 저로서는 번역된 우리말로 뜻을 알게 되었으나 읽을수록 마음이 갑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마음의 평안함을 얻지 못할 때 소리를 낸다고요.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슬퍼서 울고, 아파서 신음하고, 그리워서 슬퍼서, 행복과 기쁨에 겨워서 우린 말하고, 쓰고, 노래합니다. 무릇 세상의 모든 소리에는 분명 이유가 있음이지요. 소리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표정, 말투, 행동에도 원인이 있을 겁니다. 홀로 중얼거림은 혹 외로움이 건드려서일까요? 바람처럼 물처럼 쇠처럼, 돌처럼 우린 부딪혀야 흔들리고 소리를 내는 모양입니다. 홀로 선 침묵은 그래서 더 아프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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