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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Feb 06. 2022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조재도 :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사람

           조재도


공기 같은 사람이 있다.

편안히 숨 쉴 때 알지 못하다가

숨 막혀 질식할 때 절실한 사람이 있다.


나무 그늘 같은 사람이 있다.

그 그늘 아래 쉬고 있을 땐 모르다가

그가 떠난 후

그늘의 서늘함을 느끼게 하는 이가 있다.


이런 이는 얼마 되지 않는다.

매일같이 만나고 부딪치는 사람이지만

위안을 주고 편안함을 주는

아름다운 사람은 몇 안 된다.


세상은 이들에 의해 맑아진다.

메마른 민둥산이

돌 틈에 흐르는 물에 의해 윤택해지듯

잿빛 수평선이

띠처럼 걸린 노을에 아름다워지듯


이들이 세상을 사랑하기에

사람들은 세상을 덜 무서워한다.


A Beautiful Person

               Cho, Jae-do


There is a person

Whom you are unaware of when you breathe easily,

But, who is needed most when you feel choked.


There is a person like the shade of a tree

Whom you can’t see when you take a rest under it,

But, who makes you feel the coolness of the shade

After leaving.


That kind of person is a rarity.

There are few whom you meet everyday

But, who are so beautiful

As to give you ease and comfort.


Just as a barren hill is shining

With the water streaming between rocks,

As the grey horizon is beautifully colored

With an evening glow,

The world grows clearer with those people.


As they love this world

People are less afraid of it.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공기 같고, 나무 그늘 같은 사람. 너무 고맙고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햇빛처럼 따사로운 사람, 가늘게, 소리 없이 내리는 비처럼 고요한 사람, 첫눈처럼 다정한 사람, 계곡물처럼 맑고 청아한 사람, 이슬처럼 빛나는 사람, 음악처럼 달콤한 사람.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짜릿하게 스치는 손끝에 눈물마저 맺히게 하는 사람. 그저 바라보기만 하여도 행복해지는 사람. 세월이 흘러도, 세상이 끝나도 내 곁에 있어줄 사람.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숨 쉬게 하고, 위안을 주며, 메마른 땅을 적시고, 수평선 끝을 노을로 물들이는, 그래서 세상을 깨끗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 그런 사람을 그리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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