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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Apr 04. 2022

제 피를 핥는 늑대

이시훈 : 늙대 잡는 법

늑대 잡는 법  

             이시훈


에스키모인들이 늑대 잡는 법 : 피 묻은 칼날 위에 얼음을

얼려 세워둔다. 피 냄새를 맡은 늑대들이 얼음을 햝아 낸다.

이내 날카로운 칼날이 드러나지만 이미 감각이 둔해진 혀는

핥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결국 칼날에선 자신의 피가 흐르고,

피의 향에 길들은 그들은 멈추지 않는다고 한다. 자신의 피인

줄도 모르고 끝장을 볼 때까지 핥다가 너덜너덜 찢어진 혀를

빼어 문 채 눈밭을 붉게 물들이며 늑대는 죽어간다.

아름다운 사과의 속살에 박힌 독, 달콤한 사탕 안에 녹아있는

치명적인 독, 죄짓는 일은 언제나 감미로워 목숨을 걸 만큼이다.


- 내 안에 늑대가 있다.


How to Catch a Wolf

                Lee, Shi-hoon


The way for Eskimos to catch a wolf: Put a bloodstained blade

into an ice. Smelling the blood, the wolf licks the ice.

Soon the sharp edge of the blade comes out. But its numb tongue

Never ceases licking. At last, the blade is stained by the wolf’s own blood.

But the wolf, accustomed to the taste of blood, is said to continue its job.

Not knowing that its own blood is running, the wolf licks it to the end,

And dies with their tongues bitten, redly dyeing the snow with blood.

Poisons hidden inside an apple, deadly poisons melted in sweet candy.

Doing sins are so sweet that we are willing to risk our lives.


- There is a wolf in me.


피 묻은 날카로운 칼날을 핥는 늑대. 결국 자신의 핏 맛에 길들여져 늑대는 자신도 모르는 체 죽음을 맞습니다. 달콤한 탐욕은 언제나 우리의 인식을 마비시키기 마련이죠. 탐욕은 영원한 아포리아입니다. 그것은 결코 벗어날 길 없는 막다른 길입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고 얘기하면서도 탐욕을 만족시키는 냄새에 우리는 저도 모르게 빠져들고 맙니다. 그리고 결국 그 탐욕의 대가를 깨닫지도 못한 채 독이 든 사과를 베어 무는 것입니다. 아, 죄는 언제나 너무도 달콤해 내 안에 있는 무지한 늑대를 날뛰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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