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용훈 Apr 05. 2022

노래에 젖어, 그리움에 젖어

김소월 : 님의 노래 

님의 노래

         김소월 


그리운 우리 님의 맑은 노래는

언제나 제 가슴에 젖어 있어요.


긴 날을 문(門) 밖에서 서서 들어도

그리운 우리 님의 고운 노래는

해지고 저물도록 귀에 들려요

밤들고 잠들도록 귀에 들려요.


고이도 흔들리는 노래가락에

내 잠은 그만이나 깊이 들어요

고적(孤寂)한 잠자리에 홀로 누어도

내 잠은 포스근히 깊이 들어요.


그러나 자다 깨면 님의 노래는

하나도 남김없이 잃어버려요

들으면 듣는 대로 님의 노래는

하나도 남김없이 잊고 말아요.


Your Song

         Kim, so-wol 


My heart, pining for you, is always drenched 

By your song.


Listening at the door all day long

To your sweet song, 

I find it still heard to my ears after the sunset.

And the sleep at night.    


The softly waving melody 

Makes me fall fast asleep. 

Lying alone in a lonely bed

I sleep so soundly. 


But, when I wake up, 

Your song is found nowhere.  

Every time I listen to your song, 

I finally forget all about it. 


시인이 들었던 사랑하는 이의 노래는 꿈속에서 들었던 모양입니다. 저녁 무렵 석양에 물든 하늘과 한 밤의 어두움 속에서도 붙들고 놓지 않던 그의 음성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움에 젖듯 그 부드러운 가락에 젖어 외로이 잠들어도 행복합니다. 그렇게 꿈인지 생시인지 헤매다 눈을 뜨면 그 노래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고, 그 소리는 연기처럼 사라질 뿐입니다. 또다시 가슴이 무너집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제 피를 핥는 늑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