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용훈 Apr 23. 2022

벼랑 끝에서 배운 용서

김재진 : 벼랑에 대하여 

벼랑에 대하여  

             김재진


한 줄의 편지 쓰고 싶은 날 있듯

누군가 용서하고 싶은 날 있다.


견딜 수 없던 마음 갑자기 풀어지고

이해할 수 없던 사람이

문득 이해되어질 때가 있다.


저마다의 상황과 저마다의 변명 속을

견디어 가야 하는 사람들

땡볕을 걸어가는 맨발의 구도자처럼

돌이켜보면 삶 또한

구도가 아니라 할 수가 없다.


세파에 부대껴

마음 젖지 않는 날 드물고

더 이상 물러설 데 없는 벼랑에 서 보면

용서할 수 없던 사람들이

문득 용서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About the Cliff 

          Kim, Jae-jin 


Just as I want to write a letter one day,

So I wish to forgive somebody another day.


When I feel relaxed from my troubled mind,

Then, suddenly I come to understand someone,

Whom I couldn’t understand.  


As we have to experience

Our own situations and justifications,

Like a barefooted truth-seeker walking under the burning sun,

Life itself, as we recall, is no more than 

A road in search of truth. 


Tempest-tossed,

My mind is always drenched.

Standing on the cliff where I can never go on,

I sometimes want to forgive someone 

Whom I could never forgive.  


어느 날 문득 미웠던 누군가가 가여워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오죽하면 그랬을까. 왠지 안쓰럽고 측은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미웠던 그의 모습을 애써 지워보려 합니다. 산란했던 마음에서 벗어나면 문득 상대의 마음이 보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죠. 세상이 참 살기 어려운 때, 우리는 구도자와 같이 삶의 길, 삶의 진리를 찾아 나서는 모양입니다. 세상의 거친 파도에 흠뻑 젖은 채 벼랑 끝에 몰리면 그때 우리는 용서를 배웁니다, 우리 모두 같은 모습, 같은 마음으로 세상을 사는 까닭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의 침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