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섭 : 저녁에
저녁에
김광섭
저렇게 많은 별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In the Evening
Kim, Kwang-sup
Among those myriad of stars up there
One star looks down at me.
Among so many people down here
I look up at the star.
As night wears on,
The star vanishes in the light
And I disappear in the dark.
You and I
Good friends to each other
What shall we become and where shall we meet again?
당신은 별이었습니다. 그 무수한 별들 속에서 당신만이 빛나고 있었지요. 당신을 올려다보는 순간 세상의 별은 하나뿐이었나 봅니다. 당신은 별빛을 뿌려 나를 감싸고 나는 순간 쏟아지는 그 눈길에 당신을 닮은 별이 됩니다. 하지만 밤이 깊으면 어느새 당신은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홀로 남겨지지요. 그 별빛은 어디로 갔을까? 당신과 나는 하늘과 땅을 함께 나눈 사이가 되었지만 이제 헤어지면 언제 다시 만나게 될까요? 나는, 그리고 당신은 무엇이 되어있을까요? 빛 속에, 어둠 속에 갇힌 채 다시 서로를 바라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