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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이삼사 자유 Jul 19. 2022

도시락사수 후일담

기사님의 사명감에 감사하며..

어제 퇴근 무렵 일어난 도시락 사수 사건이 잘 마무리되고 오늘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출근을 했다. 오전부터 출장이 있어 회사 업무 휴대폰을 집어 들었는데 문자가 와 있었다. 어제저녁자로 온 도시락 배송 기사님의 문자였다. 내가 연락이 안 되어 문자를 몇 차례 남겼던 것에 대한 답장이었다. 기사님은 오배송 사항에 대해 본인의 실수라고 공손하게 말씀하셨다. 안 그래도 어제 통화했을 때 기사님의 목소리를 통해서 그 인품을 감히 엿볼 수 있었다. 본인이 제대로 배송을 했는데 안 받았다고 주장을 하면 이 무더위에 이곳저곳 배송을 하느냐 힘드셔서 조금 까칠할 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억울할 수도 있을 텐데... 어제 통화 너머 들리는 기사님의 목소리에서는 따뜻함과 여유가 묻어 있었다. 아주 잠깐 동안 기사님이 잘못 배송을 한 건 아닌지, 혹시 말로만 배송을 한 건 아닌지 오해를 했던 내 마음이 멋쩍어졌다.


사명에 대해 생각해본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말하지만 실제 우리들의 삶은 출발선이 어디냐에 따라 너무나 다른 위치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가운데, 마음속에서는 직업의 우열을 나누고 나보다 못한 사람에 대해서는 은근히 깔보는 마음을 가지기도 한다. 그러나 어제 도시락을 배송하신 기사님은 누구보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떳떳하고 성실하다는 것을 문제를 대처하는 방식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나도 저렇게 너그럽고 유연하게 살고 싶다고 소망하게 되었다. 오늘도 무더위 속에서 이 집, 저 집 방문하며 때로는 엉뚱한 오해를 받기도 할 기사님의 하루가 편안하고 행복하시길 기도한다. 나 역시 오늘 하루 일터에서 만나는 클라이언트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나부터 자족하고 사명감을 가져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자는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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