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인 11-12월부터 내년 연초까지는 자동차 거래량이 다른 시즌에 비해 유독 높은 편입니다. 물론 다양한 이유들이 존재하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차량이 생산 또는 출고된 기준으로 해가 바뀌면 연식이 그만큼 낮아지기 때문인데요.
신차 또는 중고차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신차의 연식이 낮아진다는 점과 각종 연말 구매 혜택까지 더해 더 좋은 가격으로 차량을 구매할 수 있는 좋은 시기이긴 합니다만 반대로 기존에 보유한 자동차를 판매할 때는 보통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차 가격, 매매시세에 가장 영향을 주는 요소 중 하나인 자동차의 연식이 낮아지게 되면, 추후 해당 중고차를 구매하는 사람들에게는 연식이 낮아진 만큼 더 구형이라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생기는 편입니다.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면, 같은 2011년식 차량이라도 페이스리프트 또는 풀 체인지까지 적용돼 더 세련되고 멋진 디자인 변화뿐만 아니라 차량의 옵션이나 최신 기술 등등 상품성 차이가 이전 모델에 비해 더 크게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이런 부분이 곧 판매량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해당 차량을 매입하는 딜러나 매매업체에서도 연식에 따른 감가를 적용하거나 중고차 시세에도 영향이 미치는 것입니다.
비록 올해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모든 것이 제한적이고 위축된 시점이긴 하지만 연말도 다가오고 차량을 변경하는 계획 및 판매하는 분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물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연식에 의한 장단점은 존재하지만 그래도 자동차 거래량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해가 지나가기 전 그리고 내년까지 자신의 중고차를 어떻게 판매하는 것이 좋은지 국내 내수시장 판매와 중고차 수출 이 두 가지 방법을 놓고 비교해보는 시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대표적인 중고차 판매방법: 내수 판매와 해외 수출
폐차처럼 자동차 처분이 아닌 자동차를 실질적으로 판매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존재합니다. 첫 번째는 중고차 판매에 가장 보편적이자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방법인, 내수시장을 통한 중고차 판매 방법과 두 번째는 아직까지 많이 모르고 있는, 기존에 중고차 딜러들만 알고 있었던 특별한 중고차 매매 방법인 중고차 수출이 있습니다.
내수시장으로 중고차를 한 번 이상 판매하신 경험이 있는 분들이나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를 접해본 분들이라면 아실 듯이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자신이 보유한 중고차를 판매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물론 판매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가장 중요한 가격을 가장 잘 받기 위해서는 판매하는 차량의 상태가 굉장히 양호해야만 원활하게 진행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차량 연식은 10년 미만, 주행거리는 짧으면 짧을수록(10만 km 미만) 그리고 사고내역은 없거나 단순교환 정도여야만 하여 각종 편의 장치 및 옵션도 많이 포함되어 있어야만 자신이 생각했던 금액 또는 평균 매매시세와 근접한 수준으로 큰 감가 없이 차량 판매가 가능한 편입니다.
올해의 중고차 시장의 트렌드를 살펴보면 일반 세단 차량보다는 SUV나 승합차처럼 공간 활용성이 뛰어난 차량들에 대한 수요가 높았습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타인과의 접촉이 제한되고 독립적인 공간이 필요한 시기인 만큼, 단순 드라이브 및 이동 수단이 아닌 캠핑, 차박열풍으로 인해 SUV(소형~대형) 또는 승합차량들에 대한 인기가 좋아 구매 또는 매매시세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으로 확인됩니다.
그리고 이 트렌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어 국내 중고차 시장에 판매하기 좋은 상태인 중고 SUV나 승합차라면 오프라인 또는 온라인 내수 견적을 받아 보고 진행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2020년도 인기 수출 중고차는 무엇일까?
연간 40만 대에 육박했었던 중고차 수출량도 전년도 대비 2020년에는 약 20% 정도 감소해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꾸준히 인기가 있어 국내 시세 대비 수출이 가격적으로 유리한 차량들이 있었고 과거 수출시장에서 크게 돋보이지 않았던 차량들이 올해에 엄청난 수출량을 보여준 차종도 있었는데요.
우선 중고차 수출은 기본적으로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판매되기 힘든 차량이 주 대상입니다. 예를 들어 차량의 연식이 매우 낮거나 출시한지 10년 가까이 되는 노후한 차량들과 주행거리가 20만 km가 넘는 차량들인데요. 이런 차량들은 사실상 내수시장에서 값어치를 인정받기 어렵고 최악의 상황으로는 폐차로 유도하거나 매입을 거부하는 상황도 올 수 있습니다.
주행상 문제가 없는 중고 차량들은 신차를 구매하기엔 경제적 여유가 부족하지만 자동차가 필요한 개발도상국으로 수출을 보내게 됩니다. 해외 직수출은 국내 중고차 시세 책정 방식과는 달리 주행거리나 사고유무 그리고 연식에 따른 감가에 상대적으로 덜 적용되는 편이라 현지에서 원하는 조건을 만족하는 동시에 수요도 높은 인기 중고차 모델이라면, 국내 시장보다 더 높은 값어치를 인정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2020년 중고차 수출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높았고 해외로 보내진 대수가 많았던 차량을 꼽아보면 전체 수출 물량 중 약 30% 이상을 차지하는 현대/기아자동차의 디젤 SUV 들과 승합 차가 가장 많았습니다. 주행거리가 매우 높은 국산 중고 SUV 차량들은 보통 장거리 운행이 많고 도로 상태가 좋지 않은 중남미 국가와 아프리카 국가들로 주로 보내지며, 기온이 매우 높은 나라인 만큼 선루프와 흰색 차량, 4륜 구동이 포함된 차량들을 기준으로 높은 시세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2021년에도 기대되는 중고차 수출시장의 떠오르는 강자
올해 여름부터 시작되어 내년에도 수출시장에서 굉장히 활발한 거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는 차량은 바로 국산 대표 화물차 포터와 봉고 같은 상용 화물차입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력 수출 차종이 아니었지만, 2020년을 기준으로 중남미 국가(과테말라, 온두라스)에서 폭발적인 수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재 수출 시장에서는 현지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저조해 나오는 족족 수출이 진행되는 추세입니다.
수출이 더 유리하거나 인기가 좋은 상태인 상용 화물차의 조건은 특별히 없는 편이지만, 오토미션보다는 수동 미션을 더 선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포터나 봉고는 단순 이동 수단이 아닌 농업, 플랜테이션 산업에 대부분 활용되기 때문에 더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는 초장축 차량이 가장 높은 시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과거 초창기 모델에 적용된 TCI, 터보 인터쿨러 모델은 이후 변경된 커먼레일 엔진이 장착된 모델보다 수리가 용이하다는 점 때문에 수출 시세가 더 높은 편입니다.
마지막으로 최근 중고차 수출 시장에서 떠오르는 수출 대상국으로 C.I.S. 연합 국가들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자동차 배출가스에 대해 굉장히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관련 제제들이 많아 국내 휘발유, LPG 세단 차량을 기준으로 국산 중고차를 수입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발발하였던 아제르바이잔 내전 종결로 그동안 밀려있었던 중고차 수입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 내년까지도 큰 이변이 없는 이상 유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자동차는 일종의 소모품이라는 특성상, 운행하지 않고 가만히 세워만 두어도 값어치가 하락하게 됩니다. 우리나라 중고차 시장에서 제값 받고 판매하기란 사실상 매우 어려운 일이기에 자동차를 구매하는 일에 비해 더욱 수고스럽고 고민도 더 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성공적인 중고차 매매가 되기 위해서는 내 차량의 상태를 먼저 파악하고 국내 판매용인지 혹은 국내 판매가 어려운 노후된 차량들이나 주행거리가 매우 높은 중고 자동차들은 수출을 통해서도 더 나은 조건으로 판매할 수 있다는 점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