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에 대해 아주 조금이라도 알고 있거나 한 번 이상 거래한 적이 있으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다양한 요소들이 있겠지만 중고차 가격은 주행거리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죠. 흔히 자동차의 주행거리는 소모품인 자동차의 특성상 많이 달릴수록 차량이 낡게 되며 값어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만, 구체적으로 왜 주행거리가 높은 차량일수록 가격이 떨어지는지, 그 정도는 어느 정도인지 정확하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을 거의 없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중고차 가격에 있어 '주행거리'란?
우선 주행거리가 높은 차량의 가격이 낮은 것은 이 차량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어느 정도 갈피를 잡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중고차를 구매하려고 하면 단순히 각종 온라인 플랫폼에 게시된 사진만 보고 구입하는 사람을 없을 겁니다. 거의 열의 아홉은 차량이 있는 곳을 방문해 직접 눈으로 살펴보고 이상 유무는 없는지 확인 절차를 밟습니다. 중고차 쪽에 관심이 많거나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등, 자동차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은 이상 실 차량 확인은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은 보통 중고차를 구매하려고 하면 차량의 연식부터 주행거리, 그리고 사고 및 보험수리이력 등 객관적인 데이터를 참고하여 차량의 상태를 어느 정도 판가름하게 됩니다. 그래서 주행거리가 높은 차량일수록 시세보다 가격은 자연스레 낮아질 수밖에 없는 것인데요.
우리는 보통 중고차 딜러를 통해 차량을 판매하는데 중고차 딜러가 직접 개인적인 용도로 매입을 하는 것이 아닌 이상, 이만큼의 주행거리를 가진 차량이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얼마나 인기가 있고 판매는 언제쯤 되는지 고려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중고차 매물을 살펴보면 아무리 “주행거리 대비 차량의 상태가 양호하다, 관리가 잘 되었다”라고 강조해도 소비자들은 주행거리를 신경 쓸 수 밖에 없고 판매자 입장에서 차량 실 상태를 강조해 봤자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지 않을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의 주행거리가 많다 혹은 짧다는 것은 사실상 상대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개인이 느끼는 기준은 제각각인 만큼, 10만 km의 주행거리가 많다고 느껴질 수도 있고 20만 km 이상이 되어도 아직 충분히 탈만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주행거리가 많다 혹은 적다를 판단하는 기준을 10만 km 정도로 생각하는데 실질적으로 중고차 가격을 보면 10만 km 전후로 가격차이가 상당히 나는 편입니다. 도대체 이 10만 km가 무엇이 길래 중고차 가격에 기준으로 설정되어 있는 것일까요?
주행거리의 많고 적음, 10만 km로 나뉘는 이유
-신차 보증기간이 도래되는 시점
중고 자동차 주행거리의 기준이 10만 km로 고려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신차 구매 이후 시작되는 제조사 보증기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모품인 동시에 사용할수록 노후되는 중고차를 구매하기 전에는 사실 품질적인 문제 때문에 걱정을 많이 하게 됩니다. 혹여 구매 이후 문제가 발생하진 않는지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데,
신차 같은 경우에는 앞서 말씀드린 제조사 보증 서비스로 인해 수리비가 가장 비싼 편에 속하는 엔진/트랜스미션도 수리비 부담 없이 5년/10만 km 동안은 편하게 운행이 가능합니다. 5년 또는 주행거리 10만 km 둘 중 먼저 도래한 쪽을 기준으로 보증기간은 종료되는데, 연평균 주행거리를 2만 km 미만이라고 가정했을 때 약 5년 동안은 차 수리에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뜻이죠.
※주행거리 기준, 제조사보증 가능 여부로 인한 시세차이
따라서 보증기간의 도래 기준이 되는 10만 km를 넘은 차와 그렇지 않은 차는 큰 가격차이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주행거리가 7만 km와 8만 km의 중고차 가격차이 보다 9만 km 차량과 10만 km 차량의 가격 차이가 더 큰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물론 선호도 및 차종에 따라 차이는 발생하겠으나 대체로 200-300만 원 정도의 금액 차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차량의 노후화 및 교환이 필요한 시기
주행거리가 높을수록 중고차 가격이 내려가는 또 하나의 이유는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듯 차량의 노후화 때문입니다. 자동차 1대를 만드는데 필요한 부품은 약 2-3만 개 정도이며 각 부품마다 수명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차량을 그만큼 오래 사용해 왔다만 부품도 자연스럽게 노후되어 교체해야 할 시기가 왔기 때문인데요.
대부분의 소모품 교체 시기는 5년 정도라고 하며 우리가 흔히 교체하는 엔진오일, 냉각수, 타이어는 훨씬 짧은 편이며 운전자 성향에 따라 주기는 차이가 발생합니다. 따라서 중고차 구매 시 소모품은 어느 정도 교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이 좋으며 보증기간이 남아있다면 크게 걱정할 부분은 없지만 그렇지 않은 보증이 끝난 중고차를 구매했다면 엔진이나 트랜스미션 등 수리비가 매우 높은 동력 계통은 좀 더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고차를 구매할 때 적당한 주행거리는 어느 정도?
그렇다면 중고차 살 때 과연 얼마나 달린, 얼마만큼의 주행거리를 가진 중고차를 구매하는 것이 좋을까요? 지금까지 이야기했던 부분은 중고차에 시세, 가격적인 측면만 고려한 것이었고 차량의 ‘성능’은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이 말은 곧, 동일 연식의 5만 km를 주행한 차량과 15만 km 이상을 달린 차량의 성능을 비교했을 때 주행거리가 짧은 차량의 상태가 무조건 좋다고 할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비록 15만 km 이상 운행했어도 주기적인 소모품 교환은 물론, 예방점검 및 정비까지 한 차량과 출고 이후 소모품 교환 및 점검에 소홀한 차량의 상태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짐작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즉, 주행거리가 차량의 성능을 100% 보장하진 않는다고 볼 수 있으며, 성능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차량의 상태는 전 차주의 차량관리, 운전 성향이 더 중요하다, 단 중고차 가격에는 영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중고차 운행기간에 따라 달라지는 적절한 주행거리
그렇다면 적당한 중고차 주행거리는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려볼 수 있겠습니다. 차량 구입 후 적어도 5년 이상 운행할 계획이라면 주행거리가 조금 많다 하더라도 성능에 최대한 문제가 없는 차량을 골라 가격이 조금 저렴한 차량을 구매하시는 편이 유리하겠습니다.
만약 2-3년 안에 차량 변경 계획이 있다면 미래에 다시 판매해 금액적인 손실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가격이 다소 높더라도 주행거리가 짧은, 연평균 주행거리가 짧은 차량을 구매하시는 편이 유리하겠습니다. 특별히 사고나 고장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차량을 되팔 때 비싸게 주고 산 만큼 더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수입차량을 제외한(별도 연장 x) 국내 제조사 보증 기간이 10만 km까지라는 점을 고려해 오히려 주행거리가 이를 초과한 11-12만 km 이상 된 차량을 구매하는 것도 또 하나의 방법입니다. 일반적으로 차주들은 보증기간이 끝나기 전 정비소에서 보증기간이 남아있는 부품들의 교환을 진행하게 됩니다. 반대로 8만, 9만 km 정도의 아직 기간이 남은 차량이라면 어차피 판매할 생각이기 때문에 보증 서비스를 받지 않고 판매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중고차 구매에 있어 물론 주행거리는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요소이지만, 자신의 구매예산이나 사용목적을 고려했을 때 정말 본인에게 필요하고 적합한 차량은 무엇인지도 반드시 고려해 봄으로써 어쩌면 더욱 합리적이고 성공적인 중고차 구매에 한걸음 더 다가갈 것이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