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고차가 인기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나라의 자동차 역사는 메이저 자동차 생산국들에 비해 굉장히 짧은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물론 기술력도 부족했었고 생산 능력조차 제대로 갖추지 않아 미국이나 일본의 힘을 빌려 공동 개발하거나 조립 및 생산만 이어왔습니다. 하지만 끊임없는 노력과 발전으로 인해 대한민국은 이제 전 세계에 몇 되지 않는 대표적인 자동차 생산 국가까지 도달하였습니다.
현재로서는 유럽이나, 미국, 일본차들에 비해 부족한 부분도 존재하고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많지만, 우리나라의 대표 자동차 브랜드 현대나 기아자동차를 보면 디자인이나 상품성에 관련해서 긍정적인 평가가 점점 늘어가는 추세입니다.
이 분위기에 더불어, 평소 해외여행 특히 개발도상국 같은 나라들을 방문해 보신 분들이나 장기간 체류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최신 연식이 아닌 비교적 연식이 좀 있는 국산 중고차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하는 경우가 있으실 텐데요.
대부분 그런 자동차들은 우리나라의 중고차 수출 시장에서 보내진 수출 중고차들입니다. 이미 작년에는 약 40만 대가 넘는 국내 중고차들이 해외로 보내졌는데요. 국내 내수 시장에서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외면받아 폐차장으로 보내질 뻔했던 그런 중고차들이 신차를 구입할 여건이 되지 않는, 개발 도상국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아 제2의 자동차 생을 누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보다 자동차 산업이 더 빨리 진행됐었고 이미 더 유명한 미국, 유럽, 일본 차들에 대한 선택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중고차를 구입해 수출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이제는 좌 핸들이 대세? 좌 핸들 국가 증가
우리나라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영향을 받아 예전부터 줄곧 좌 핸들 국가였습니다. 국산 자동차들은 일부 우 핸들 국가에 수출하지 않는 이상 대부분 좌측에 운전 핸들이 장착되어 출고되고 있죠.
2020년 상반기 기준, 전 세계의 자동차 핸들 위치를 살펴보면 총 240개국 중, 165개국이 현재 좌 핸들을 적용하고 있고 그 외 75개국, 전 세계의 약 4분의 1 수준 정도만 우 핸들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20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100여 개국 이상이 우 핸들을 적용한 것을 보면 현재는 좌 핸들 적용 국가 비율이 상당히 증가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자동차를 생산하지 못하고 수입에만 의존하는 개발도상국들, 특히 우 핸들 적용 국가에서는 대표적인 우 핸들 자동차인 일본 차 위주로 수입했었지만, 현지 교통정책 변화로 인해 좌 핸들로 변경 또는 가능해지게 되면서 가성비가 좋은 한국 중고차의 수요가 점차 늘어나게 된 것입니다.
또한 기존 우 핸들의 일본 차를 다시 활용하려 해도 우 핸들을 좌 핸들로 전환시키는 작업은 엄청난 고도의 정비기술을 요하고 비용도 굉장히 비싸기 때문에, 처음부터 좌 핸들로 출시되는 한국차를 찾고 있는 것입니다.
2. 가격과 상품성 그리고 풍부한 옵션까지?
독일의 대표 자동차 브랜드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차량들은 대체적으로 가격이 매우 비쌉니다. 물론 미국이나 일본 차들도 결코 낮은 가격이라고는 볼 수가 없는데요. 기술력 차이 또는 브랜드 인식에 따른 차이를 배제한 채, 가격만을 놓고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 자동차 가격은 낮은 편에 속합니다.
개발도상국으로 보내는 중고차들도 출고가 자체가 낮다 보니, 가격이 다른 유럽 차량 대비 낮게 형성이 되어있습니다. 그 결과, 경제적으로 어려운 곳에서도 국산 중고차를 수입해 현지에서 운행을 할 수 있는 것이죠.
또한 우리나라 자동차는 해외 자동차 브랜드들과 경쟁을 하기 위하여 각종 편의 장치 및 옵션이 비교적 풍부하다는 점도 중고차 수출시장에서 한국 차량이 인기가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3. 미국 차량 대비 낮은 엔진 배기량으로 준수한 연비와 관세
우리나라의 전체 중고차 수출 비율 중에서 대부분의 디젤 차량, 특히 SUV나 화물차들이 수출되는 중남미 국가들은 지리적으로만 봤을 때, 지리적으로 가까운 미국차를 수입하게 되면 운송거리도 가깝고 물량도 많은 장점이 존재하는데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차보다 한국 중고차를 더 선호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차 대부분은, 엔진 배기량이 매우 높습니다. 4,000 - 6,000cc 이상의 차들도 굉장히 많은데요. 또한 이런 고배기량 차들은 기름 소모량도 많기 때문에 장거리 운행이 많고 경제적 여유가 부족한 개발도상국 소비자들은 자동차 연비를 신경 쓸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일부 주요 중고차 수출 국가 특히, CIS에서는 차량이 항구에 도착하고 현지에서 통관 절차를 걸칠 때 엔진 배기량 1cc당 관세를 부과하게 됩니다. 그리고 해당 국가들로 수출되는 중고차가 2,000cc 이상 초과할 경우, 관세만 1,000불이 추가되는데, 바이어 입장에서는 금액적인 손해가 발생할 수 있어 엔진 배기량이 높은 차는 꺼려 하게 됩니다.
중고차 수출 시장에도 한류열풍이?
우리나라 중고차들이 해외로 수출되는 주력 연식은 2007-2009년 사이의 차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때 당시 생산된 차량들은 가격이 저렴한 편이지만, 요즘 차에 비하면 품질이나 성능 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최근 수출시장에서 떠오르고 있는 2010년식 이상의 현대나 기아자동차들, YF 쏘나타나 스포티지R 같은 경우에는 성능이나 내구성을 인정받았을 뿐만 아니라, 한류열풍까지 더해져 해외 중고차 바이어들로부터 국산차에 대한 인식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일부 중고차 수출 국가에서는 한국 중고 자동차에 붙어있는 한글 레터링을 제거하지 않은 채 보내달라는 요구를 하거나 또는 현지 도착 후 상품화 과정에서 한글 레터링 작업을 별도로 진행하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이 작업을 거친 차와 거치지 않은 차량의 인기와 판매 속도가 차이 난다고 하니, 앞으로 한국 자동차의 앞날 그리고 중고차 수출시장의 발전이 더욱 기대가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