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의 이야기 Day4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것은?

by 올라켈리

어제 책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스르르 잠들어 버려서 글을 쓰지 못했다. 그래서 늦었지만 어제 시점에서 글을 작성해보려고 한다.

--------------------------------

벌써 격리한 지 나흘째이다.

난 격리 생활에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 오히려 편함을 느끼는 것 같기도...

다만, 누군가 나에게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게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나의 대답은 '쓰레기 버리러 나가기' 이다.


원래 지난 주말에 일주일 동안 모아둔 쓰레기를 버리려 했었는데 격리되는 바람에 버리지 못했다. 그리고 그 쓰레기에 토요일부터 생긴 쓰레기들까지 더해져 지금 신발장은 각종 재활용품으로 가득하고 냉동고 두 번째 칸은 음식물 쓰레기로 가득 차 이제는 세 번째 칸까지 음쓰가 침범해 있다.(이런 적은 처음이다.)


마켓컬리에서 장을 보면 매우 편하지만 한번 주문할 때(난 무료배송 최소금액인 4만 원에 맞춰서 주문한다.) 기본적으로 종이박스가 세 개 이상이 오며, 냉장 또는 냉동식품을 주문하면 아이스팩에 드라이아이스까지 같이 온다. 그리고 모든 제품들은 플라스틱이나 종이박스 또는 비닐로 포장이 되어 있으니, 한번 장을 보면 쓰레기가 많이 생긴다. 그리고 바나나 하나 또는 오렌지 하나를 먹을 때 나오는 음쓰의 부피가 거의 내가 먹은 과일의 부피와 비슷하게 나온다.


쓰레기를 이렇게 버릴 때마다 지구가 괜찮은지 걱정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라스틱병에 담긴 생수를 매일 먹고 매일매일 각종 쓰레기를 배출하고 있다. 이미 이러한 생활이 나에게 당연하고 익숙해져 버린 것이다. 그래도 내가 하는 아주 작은 노력은 예전보다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를 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릴 적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피용을 읽고 이게 나중에 현실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구가 더 이상 사람들이 쾌적한 삶을 살 수 있는 곳이 아니게 되어, 다른 행성을 찾아 우주로 떠나는 것이다. 그리고 요즘 비슷한 소재의 영화나 드라마가 많이 나왔다. 예를 들면 원헌드레드나 승리호, 로스트 인 스페이스 등이 있다. (나의 상상력을 훨씬 뛰어넘는 원헌드레드의 스토리 전개에 감탄하며 한동안 원헌드레드에 빠져 있을 때가 있었다.) 일론 머스크가 우주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는 것을 보면 정말로 머지않은 것 같다.


쓰레기 이야기를 하다가 우주 이야기까지 가버렸다. 더 하다간 탄소중립에 에너지 정책 이야기까지 하며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으니 여기에서 멈추고 나의 격리 이야기로 돌아가 본다.


아침엔 불고기덮밥을 해 먹었다.

난 사실 밥 먹을 때 우유를 같이 먹는 것을 좋아한다. 우유는 거의 하루에 한 컵 이상 먹는 것 같다. 동물성 우유를 너무 많이 먹는 것 같아서 식물성 우유로 바꿔보려고 종종 시도는 하는데 쉽지 않다. 고소한 이 맛이 안 난다.


최수진의 모닝스페셜을 들으며 집에 마지막으로 남은 커피도 마고 아몬드바크씬 초콜렛도 다 먹어 버렸다. 난 주로 출근길에 EBS 모닝스페셜을 청취하고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땐 신나는 음악을 크게 튼다. 모닝스페셜을 들으며 종종 문자도 보내서 이벤트에 참여하는데 몇 년 전에 한번 당첨된 후로 문자를 아무리 보내도 당첨이 되지 않는다.

베트남 g7 믹스커피를 우유에 탔다. 나는 차가운 우유에 가루커피를 타 먹는 것을 좋아한다. 주로 카누 카페라떼나 바닐라라떼를 타 먹는다. 이렇게 타면 사실 가루가 잘 녹지 않는다. 그래서 비주얼도 굉장히 지저분하고 마시면 맛도 밍밍하고 가루도 씹힌다. 근데 나는 이 가루가 씹히는 게 좋다.


회사 업무망에 접속해서 부장님께서 오늘까지 기한을 주신 업무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데드라인이 이번 주까지인 업무는 다 끝냈다.


점심은 월남쌈과 오렌지이다.

이 음식에 이름도 붙여봤다. 바로 오월드이다.

렌지가남쌈 사이 문드문

(참고로 오월드는 대전에 있는 놀이공원 이름이다.)


코로나 검사를 했던 병원에서 또 전화를 주셨다. 아직도 증상이 없냐고 물어보셨고, 증상이 생기거나 약이 필요하면 연락 주라고 하셨다. 요즘엔 병원에서 이렇게 확진자마다 전화를 하는 건지 아니면 이 병원만 하는 건지 모르겠다.


그리고 독서통신교육 과제를 했다.

아침형 인간을 간접 체험해보기 위해 김유진 변호사의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를 선택했다.

나는 잠이 많은 사람이라 4시 30분에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한다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는다. 내가 나약한 의지를 가진 사람인 것도 맞지만, 사실 난 편하게 사는 쪽을 택한 것이다.


간식으로 어니언 수프와 깁펠 식빵을 먹고

저녁으로 고구마와 달걀흰자, 요거트, 파김치, 그리고 우유를 먹었다.

쓰다 보니 하루 종일 먹기만 하는 느낌이다. 그런데 먹고 설거지하고 먹고 설거지하다 보면 진짜 하루가 다 간다.


옷장 정리를 좀 했다. 두꺼운 옷은 옷장에서 꺼내 박스에 넣어두고 얇은 옷을 꺼내 옷장에 정리해 놓았다. 그리고 집안 청소도 했다. 정전기포와 물걸레 청소포로 집안 구석구석을 닦아주었다.


그리고 홈트도 했다. 엑스바이크를 오늘은 총 70분을 탔다. 그리고 프랭크와 스쿼트를 아주 조금 했다.


화요일은 원래 퇴근하고 영어 배우러 백화점 문센에 가는 날인데 오늘 처음으로 결석하게 되었다. 너무 아쉽다.


샤워를 하고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를 읽다 보니 어느새 나는 꿈나라에 가 있었다.

Good night!

매거진의 이전글코로나 확진자의 이야기 Day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