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도 어느날 판타스틱 듀오에서 윤종신 가수님(이하 호칭 생략)이 오르막길을 부른 영상을 보게 되었다. 노래가 너무 좋았다. 멜로디, 가사, 가수의 목소리와 창법, 이 모든 요소가 나의 심금을 울렸다. 그 이후로 오르막길만 주구장창 몇백번 들었다. 유튜브에서 윤종신이 오르막길을 부른 영상도 다 찾아봤다.
그리곤 결심했다. '나 윤종신 콘서트에 가야겠다.'
그래서 윤종신 콘서트를 검색해보니 빈폴에서 얼마 이상 사면 추첨을 통해 콘서트 티켓을 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었다. 빈폴 제품을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엔 사지 않았다. 콘서트는 앞으로도 계속 하겠지, 갈 기회가 많이 있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윤종신이 갑자기 여행을 떠난다고 선포했다. 그렇게 콘서트는 한동안 열리지 않았다.
여행 중에 오르막길을 부른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다. 정말 반가운 영상이었다.
인스타그램에서 윤종신을 팔로우 하고 소식을 접하고 있었는데, 한국으로 왔다고 한다.
그런데 내가 이번엔 NCT에 빠져서 윤종신 콘서트에 대한 생각을 잠시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2021년도 콘서트는 놓쳤다.
2022년도 어느날 유튜브로 바라던바다 영상을 보게 되었다. 윤종신이 등장했으며, 오르막길을 불렀다. '아 나 윤종신 콘서트 가고 싶었지!'라고 생각하며 검색을 해보니, 서울에서 '가을 냄새'를 주제로 한 윤종신 콘서트가 예정되어 있었다.
현재 빛이나는 솔로인 나는, 친구들에게 같이 가자고 물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No였고, 예전에 브라운아이드소울 콘서트를 같이 갔던 친동생도 제안을 거절했다. 혼자서라도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서울까지 가기도 부담스럽고 해서 다음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며칠 후 내가 한번 본 적 있는 친동생의 지인이 윤종신 콘서트에 혼자 간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도 갑자기 용기를 가지고 '혼자 가야겠다!'고 마음먹고 티켓을 예매했다.
콘서트 당일이 되었다. 대전에서 서울까지 가야하기 때문에 시간 휴가를 쓰고 회사에서 일찍 나왔다. 대전에서 서울까지는 1시간 50분 걸린다. 나는 서울에 가면 쿠차라를 꼭 먹는데, 도착하면 쿠차라 먹을 시간은 안될 것 같아서 터미널에서 타코벨이나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4시 버스에 올랐다.
버스에서 잠이 들었다. 자다가 눈을 떴는데 시간은 서울에 거의 도착했을 시간인데, 바깥에 보이는 풍경이 서울 근처 느낌이 아니다. 핸드폰을 켜서 위치를 보니, 아직 경기도이고 도착하려면 한시간 반정도 남았다고 뜬다. 아뿔싸, 금요일 퇴근시간 서울가는 길은 이동시간이 플러스 알파라는 점을 내가 놓쳤다... 버스 안 여기저기에서 네비 길안내 소리가 들려온다. 다른 사람들도 도착 시간이 지연되자 초조해 하는 것 같았다.
콘서트 시작 전 친동생의 지인분과 커피 한잔 하고 들어가려고 했는데, 커피 한잔은 무슨...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 상황이었다.
결국 3시간 10분 걸려서 서울에 도착했다. 내리자마자 후다닭 화장실에 다녀온 후 출발 드림팀을 찍었다.(내 머릿속에는 bgm이 울려퍼졌다. 빠빠빠빠빠빰 빠빠빠빠빰) 달리고 달리고 달리다가 배가 너무 고파 편의점에서 경주빵을 하나 사서 입에 욱여 넣고 다시 달렸다.
시작 시간인 8시를 살짝 넘겨 콘서트 장소인 신한판 라이브홀에 도착했는데, 다행히 아직 시작 전이었다. 자리를 찾아 앉았는데, 콘서트장이 소규모였고 내 자리는 1층 5열로, 무대와 굉장히 가까웠다.
윤종신이 등장했다.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내가 그토록 기다려온 순간이었다. 노래를 듣는데 눈물이 나기도 했다. 눈물은 또르르 흘러 이내 마스크 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난 사실 오르막길을 듣고 싶어서 갔다. 그런데 콘서트 초반에 가수님께서 유명한 노래는 별로 안할거라고 하셨다. 이 말은 진짜였다. 약 2시간 30분 동안 부른 20곡이 넘는 노래 중에 내가 아는 노래는 딱 5곡이었다.(본능적으로, 애니, 이별택시, 지친하루, 좋니)
그리고 오르막길은 부르지 않았다.
가을 냄새 테마에 맞게 가을 노래를 시작으로, 본능적으로도 불렀고, 일본 가수랑 함께 작업한 노래, 월간 윤종신 노래 등을 부르셨다.
리듬감 있는 노래를 부르실 때는 몸을 뒤로 약간 젖히고 둠칫 두둠칫 몸짓을 하셨다. '다중인격'이라는 노래를 부르실 때 가수님께서 가장 신이나 보이셨다.
내가 가장 인상 깊게 들었던 노래는 '불멍'이었다. 멜로디와 가사가 지친 나의 마음을 위로해 주었다. 나중에 찾아서 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졸려서 일단 자고 나중에 수정보완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