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라웨어에 있는 동안 주말이면 델라웨어 주립대-디즈니월드 프로그램을 주관하시는 곽 학장님의 인솔 하에 스쿨 트립을 다녀왔다. 당시 평일, 주말 모두 새로운 경험으로 가득 찬 하루하루를 보냈던 것 같다.
첫 번째 트립은 워싱턴 D.C.로 갔다. 스쿨 버스를 타고 이동해서 링컨 기념관, 국회의사당, 백악관, 조지 워싱턴대학교 등을 둘러봤다.
워싱턴 D.C.에 있는 미국 국회의사당그런데 나는 워싱턴에서 갔던 곳 중 햄버거 가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내 인생의 넘버원 햄버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맛있었다. 조지워싱턴대학교 근처에 있는 BURGER TAP & SHAKE라는 곳인데 줄여서 BTS라고도 한다.(방탄소년단이 생각난다.) 햄버거 하나에 정말 감동했던 것 같다. 풍부하고 깊으며 고급스러운 맛의 햄버거였다. 내 기준으로 쉑쉑버거, 인앤아웃, 파이브가이즈보다 훨씬 맛있었다고 생각한다.
조지워싱턴대학교 근처의 BTS 햄버거와 어니언링워싱턴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다시 델라웨어로 가기 위해 스쿨 버스로 돌아가던 중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우산이 없었던 우리 일행은 모두 비를 쫄딱 맞을 수밖에 없었다. 뙤약볕에서 하루 종일 걸었기 때문에 비를 맞을 때는 굉장히 시원하고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비를 맞고 나서 스쿨 버스에 탑승하니 냉장고가 따로 없었다. 에어컨이 빵빵하게 틀어진 스쿨 버스에서 나는 덜덜 떨었고,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타이레놀을 먹고 잠들었다. 그러고 나서 나는 목소리가 거의 나오지 않을 정도로 심한 감기에 걸려버렸다. 감기에 걸린 것은 괜찮았다. 그런데 문제는 몸 컨디션이 너무 나빠져서인지 생리가 일주일이 지나도 멈추지 않았다. 이런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너무 무서웠고 한국에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주일이 넘어가면 병원에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도 이주가 되기 직전에 멈췄다. 안도감과 함께 이루 말할 수 없이 행복했다. 행복함은 좋은 일이 생겼을 때 느끼기도 하지만 좋지 않은 상황에서 벗어났을 때에도 크게 느낄 수 있는 감정인 것 같다.
두 번째 트립은 뉴욕으로 갔다. 도착해서 가장 먼저 첼시 마켓의 랍스터 플레이스에서 랍스터를 먹었다. 레몬을 뿌리고 오일에 찍어 먹으니 엄청 고소하고 맛있었다.
첼시마켓 랍스터 플레이스에서 먹은 랍스터 그 후엔 Winter Garden Theater에 가서 뮤지컬 맘마미아를 봤다. 맨 앞자리에서 봤는데 아주 탁월한 자리 선택이었다. 무대 밑에서 연주팀이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고, 관객석 앞쪽에서 지휘자가 지휘하면서 동시에 피아노까지 연주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는 내내 무대 위와 무대 밑을 번갈아가며 보면서 그 현란한 모습에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Thank you for the music, Dancing Queen, Mamma Mia, I have a dream 등 아는 노래가 나오면 따라 불렀다. 인터미션 때는 옆에 앉은 아주머니와 대화도 했다. 아들이 아주머니 생신이라고 표 끊어줘서 왔다고 하셨다.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나에게 말을 걸 거라고 예상치 못했지만 나의 짧은 영어 실력을 동원해 대화를 원활하게 마쳐서 뿌듯했다.
맘마미아 뮤지컬 공연장 입구뮤지컬을 본 후에는 옷가게와 드럭스토어 구경을 했다. 그리고 다시 델라웨어로 돌아가기 위해 스쿨 버스에 탑승했는데, 비상사태가 발생했다. 우리 학교 오빠 한 명이 출발 시간까지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연락을 아무리 해도 받지 않았다. 혼자 지하철 타러 간다고 하고 그 이후로 연락이 두절된 것이다. 무슨 일이 생긴 건지 걱정이 되었다. 기다리다가 결국 스쿨 버스는 나머지 학생들을 태우고 델라웨어로 돌아오게 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오빠도 학장님 차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알고 보니 지하철을 반대로 타서 예정된 시간에 올 수 없었던 것이었다. 그래도 무사히 잘 도착해서 참 다행이었다.
마지막 트립은 아웃렛으로 갔다. 나는 시계를 하나 구매했고 화장품도 샀다. 사실 시계는 사고 보니 바늘이 멈춰있어서 다른 제품으로 바꾸러 다시 다녀왔다. 그리고 화장품은 크리니크 제품을 샀는데 한국에서 구매한 제품과 같이 한국어 설명이 적힌 스티커가 붙여져 있어서 신기했다. 한국에 수출됐다가 다시 역수입된 건지 영문을 모르겠다. 그런데 이날도 나의 컨디션은 좋지 않았다. 편두통 증세가 심하게 나타난 것이다. 결국 식당에서도 맛있는 음식을 눈앞에 두고 한입도 제대로 먹지 못한 채 화장실에 가서 속을 게우고 왔다. 그 음식들이 아직도 눈앞에 아른거린다.
이렇게 델라웨어 주립 대학교에서 수업을 듣는 기간 동안 세 번의 스쿨 트립을 다녀오고 나니 벌써 3주가 지나 있었고, 이제 인턴 생활을 하러 디즈니월드가 있는 올랜도로 떠날 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