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릴적 수학 학원에서 수학 문제를 푸는데
선생님이 나에게
"옆자리 친구꺼 보고 베끼지 말아라"
라고 하셨다.
난 억울했다. 베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다 풀줄 아는데 왜 베끼겠는가.
심지어 옆자리 친구는 나에게 문제 푸는법을 물어보고, 내가 열심히 설명하고 나면
"그래서 답이 뭔데?" 라고 물어보고
답만 쏙 알아가던 친구였다.
내가 선생님한테 할 수 있었던 말은
" 저 안베꼈는데요?" 밖에 없었고,
선생님은 내 말을 믿지 않았다.
나는 왜 선생님이 내가 친구의 답을 베꼈다고 생각했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되고, 그때의 나에겐 굉장히 충격적인 일이였기 때문에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그리고 나의 이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당시의 나는 진지한 사람 보다는 가벼운 사람에 가깝고, 신뢰감을 주는 이미지도 아니다.
반면에 내 옆자리 친구는 가벼운 사람 보다는 진지한 사람에 가까웠고, 신뢰감을 주는 이미지였다.
나의 가벼운 이미지 때문에 선생님은 내가 친구의 답을 베끼는 아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했던가.
나는 아직도 깃털처럼 가벼운 사람이다.
내가 무슨 말을 하면 내 주변 사람들은 잘 믿지 않고
(이런 경우 사실 내가 맞는 경우가 다반사)
사실 나도 내 자신을 믿지 못한다.
#2
회사 생활을 하면서 사장님을 포함한 보직자분들이 식사하시는 자리에 참석하게 된 적이 있다. 당시 부산으로 출장을 갔었는데, 그 자리는 그 때 부산으로 출장간 임직원 모두가 함께하는 치킨 파티였다.
말단 사원이었던 나는 맨 끝 구석진 자리에 앉아서 치킨을 뜯고 있었는데, 나에게 건배사를 시키셨다.
그 때의 나는
(술잔을 들어올리며)
나 : 이것이 뭐시여?술이여?
나 제외: 아니여~
나 : 그럼 뭐시여?
다같이 : 사랑이여~
이렇게 건배사를 했고, 다행히 분위기는 괜찮았다.
그런데 나중에 회사에서 그 자리에 계셨던 한 처장님을 뵌 적이 있는데, 나에게
"그 때 부산에서 사장님한테 아부 잘하시더만!
사장님 사랑해요~ 라고 했던가?"
이렇게 말하고 가셨다.
나는 그런말 한적도 없고,
술이 사랑이라고 건배사 한건데
술자리에서의 발언은 이렇게까지나 와전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사람들과 함께하는 술자리는 피할 수 있으면 꼭 피해야겠다고 생각했다.